[뉴스토마토 박중윤기자] 수천억을 횡령·배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64)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0시30분쯤 강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매우 중대하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전 회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구치소로 이송되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앞으로 잘 하겠다"고만 말한 뒤 호송차량에 올라 검찰청사를 떠났다.
강 전 회장은 전날 오전 9시50분쯤 출석해 심문실로 향하기 전 만난 취재진이 540억원 횡령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곧바로 심문실로 향했다.
검찰은 지난 9일 강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횡령액은 540억여원, 배임액은 31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에 STX건설의 300억여원 상당의 기업어음을 매입하도록 지시하고, STX건설과 중국 현지법인인 STX대련에 각각 700억원과 1400억원의 지급보증을 서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횡령한 회사자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이희범 전 STX 중공업 회장이 로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전 장관은 2009년부터 2013년 STX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지만, 2010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MB정부와도 가까운 관계였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별개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추후 지속적으로 수사해 나갈 예정이다.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9시 50분쯤 사전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법원종합청사로 들어오고 있다.(사진=박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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