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경제 모멘텀이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중국 경제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앙 정부가 산업 구조 개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제조업 부진이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는 개혁과 경제 활성화라는 딜레마에 처해있다"며 "이제 향후 중국 경제 성장세의 향방은 정부 경기 부양 여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中, 1분기 GDP 성장률 7.4%..6분기來 '최저'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 7.3%는 상회하는 것이지만, 직전 분기의 7.7%에서는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로써 중국 경제는 2개 분기 연속 성장 둔화세를 지속해, 6개 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게 됐다.
◇중국 전년比 GDP 추이(자료=Investing.com)
산업별로 살펴보면, 1차 산업 생산량은 1년 전에 비해 3.5% 증가했고, 2차 산업은 7.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3차 산업은 7.8%의 성장세를 보였다.
함께 발표된 3월 산업생산 지표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 늘어, 직전월의 8.6%는 물론 예상치 9.0%를 모두 하회한 것이다.
1~3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1~2월의 17.9%와 사전 전망치 18.1% 증가에 못 미치는 성장세다.
다만 3월 소매판매는 12.2% 개선돼 직전월의 11.8%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대내외 수요 악화.."경제구조 전환 이뤄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내리막 행진을 이어간 주요 배경으로 무역 활동 부진을 꼽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어 2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같은 기간 수입도 11.3% 감소해 3.9%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치를 크게 벗어났다.
리다오쿠이 칭화대학 세계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외부 수요가 약해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중국 경제는 계속 하강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 이코노미스트도 "올해는 중국 춘제 연휴 이후의 대내외 수요 회복세 역시 평년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제조업 경기는 이미 크게 움츠러든 양상을 나타내며 오래전부터 중국 성장률 둔화를 예고해왔다. HSBC가 집계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로 8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구조 개혁 노력으로 제조업 경기가 불가피하게 위축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생산이 아닌 소비 중심으로의 경제 체질 개선을 꾀하는 중국 정부 개혁의 핵심에는 제조업 구조 조정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네트 비처 TD증권 스트래지스트는 "제조업 생산에서 소비 중심으로의 경제 구조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날 산업생산 증가율은 과거 15% 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간의 차이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향방 놓고 의견 '분분'.."추가부양 필요 vs. 미니부양으로 충분"
그간 예견돼왔던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가 현실로 확인된 만큼 정부의 부양 가능성에도 시장의 모든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당국의 통화정책 조정이 임박했을 것이라는 관측들을 이미 올 초부터 연이어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주에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에 못 미친 데다 전일 신용지표까지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면서 중국 정부의 통화완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인민은행이 집계한 3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1조5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억위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 기간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2.1%로 직전월의 13.3%와 예상치 13%를 모두 밑돌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정부 공식 목표치를 하회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앞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서 멀어질 경우 다양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장쯔웨이 노무라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2분기 중 지급준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 당국이 통화완화책에 나서지 않는다면 중국 GDP 성장률은 2~3분기 중에 7% 밑으로 고꾸라질 수 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 정부가 미니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든 만큼 중국 경제는 반등할 것"이라며 대규모 부양 가능성을 일축했다. 산업 구조 개혁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향후 정책 미세 조정에 나서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일 철도 투자 확대, 중소기업 세금 감면 등을 골자로 한 소규모 재정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프라카시 샤크팔 ING은행 스트래지스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재정 정책은 2분기 GDP 성장률 반등을 이끌 것"이라며 "정부가 올해 7.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리우리강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도 "2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7.5~7.6%로 반등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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