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물건, 13년래 가장 많이 쏟아졌다
1분기 신규 경매 신청 3만541건
주거·상업·공업 부지 물건 다 늘어
"실물 경기 회복 전환점 안보여"
2026-04-27 11:35:12 2026-04-27 14:02:46
서울 시내 법무사 사무실에 경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올해 1분기 법원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채무자들의 부동산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진 겁니다.
 
27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와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법원에 신규로 경매를 신청한 물건은 총 3만54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1분기(3만939건) 이후 동기 기준 13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경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법원에 담보 물건의 처분을 요청한 신규 물건 수를 집계한 통계입니다. 수치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3만건을 넘어섰다는 건, 금융 레버리지를 이용해 유지되던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입니다.
 
최근 3년간 분기별 부동산 경매 신청 건수도 늘었습니다. 매년 1분기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2024년 2만6456건에서 2025년 2만8103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3만541건을 기록했습니다. 연간으로는 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매 신규 물건은 지난 2023년 10만1145건으로 10만건을 넘었고, 2024년에는 11만931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2025년에는 12만1261건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9년(12만4252건)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증가세는 부동산 전 유형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0만8742건으로 금리 인상 이전인 2021년(4만8280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는 1월부터 4월 말 기준으로도 이미 4만2195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3만2132건)보다 1만건 이상 많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비아파트의 충격이 큽니다. 이달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만2426건으로 2006년 12월 이후 19년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연립·다세대(빌라) 같은 비아파트가 8973건으로 전체의 72.2%를 차지했습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전세사기, 임대사업자 보증 축소가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결과입니다.
 
상업·업무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상업·업무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7만92건으로 전년 대비 43% 급증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8252건으로 경매 통계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찍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상가 공실이 늘고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가 낙찰률은 10~20%대에 머물러 입찰이 진행될수록 미낙찰 물건이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장 등 공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도 이달 122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특정 부문이 아닌 전반으로 확산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매가 주거·상업·산업 전 분야에서 동시에 역대급 수준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경기 침체가 특정 부문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2021년 금리 인상 이후 실물 경기 회복 전환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데다 금리 인하 속도마저 더딘 만큼, 경매 물건 급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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