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
토종 브랜드 등 넘어서기 어려워
기획 단계부터 특정해 시장 겨냥
2026-04-27 14:47:10 2026-04-27 14:52:1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국내 모델의 사양을 바꿔 수출하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기획 단계부터 특정 시장만을 겨냥해 설계된 전략 모델을 투입하는 ‘하이퍼 로컬(Hyperlocal)’ 방식으로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구상입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에서 아이오닉V, 인도에서 3륜 전기차, 유럽에서 아이오닉3 등 각 시장 소비자의 취향을 정조준한 차량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글로벌 단일 모델 전략에서 벗어나 지역별 특화 라인업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제품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전략형 모델 아이오닉V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한때 연간 100만대를 웃돌던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며 입지가 크게 좁아진 가운데, 현대차는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신차 공세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향후 중국 시장에서만 20종의 신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입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에서는 인도 맞춤형 전략이 눈에 띕니다. 현대차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인도 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 센터에서 현지 3륜차 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 3륜 전기차(E3W)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인도 3륜차 판매는 2024~2025 회계연도 74만1420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현대차는 인도에서 E3W 출시 이후 동남아시아 등 주요 3륜차 시장으로의 확장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소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3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3는 유럽의 좁은 도로 환경과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소형 해치백 스타일로 개발됐으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주행 성능과 실내 공간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61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96km(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유럽 판매 모델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했습니다.
 
현대차가 이 같은 전략 전환에 나선 배경에는 시장별 구조적 차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글로벌 표준 모델만으로는 각 지역의 토종 브랜드나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각) 개막한 오토차이나 2026에서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현대차)
 
우선 물리적 환경 차이가 큽니다. 인도나 동남아시아처럼 비포장도로 비율이 높고 도로 폭이 좁은 지역에서는 차체 높이와 최저 지상고, 서스펜션 세팅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유럽 도심처럼 골목이 좁고 주차 공간이 협소한 환경에서는 소형화와 회전 반경 최소화가 경쟁력의 핵심이 됩니다. 같은 차를 다른 도로에 올려놓는다고 해서 현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사회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인도에서 3륜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서민 생계와 직결된 생활 인프라입니다. 중국에서는 대형 터치스크린과 첨단 소프트웨어 기능이 구매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연비와 탄소 배출에 민감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해치백 문화가 뿌리 깊습니다. 이처럼 소비자가 차에서 기대하는 가치 자체가 지역마다 다릅니다.
 
경제적 요인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와 친환경 정책을 기준으로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반대로 현지생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생산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차라도 어디서 만들고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달라진다”며 “시장별 맞춤 접근 없이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차별화된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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