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진도 해상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선장 이준석 씨가 가장 먼저 배를 탈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재까지 해양경찰 등을 통해 확인 된 사항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발생 당일인 어제(16일) 오전 8시48분 우현으로 변침(급선회)하는 과정에서 침몰이 시작됐다. 침몰신고 시점은 이보다 4분 늦은 오전 8시52분에 해경에 접수됐다.
이씨는 이 직후인 오전 9시쯤 승무원들에게 바다로 탈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9시30분쯤 자신도 배를 빠져나와 구출됐다.
이 당시 배 안에는 일부 승무원들이 남아 승객들에게 “밖으로 나오면 위험하니 객실 안에 있으라”고 안내했다가 이후 “바다로 탈출하라”고 안내했다. 이 때 바다로 탈출할 것을 안내한 승무원 박지영 씨는 배를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해양경찰은 현재 이씨를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심문 중이다. 형법은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환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배와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것이 확인되면서 해양경찰은 선원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선원법 11조는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에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씨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선원법 위반 등의 유죄가 모두 인정되면 경합범 가중에 따라 징역 7년6월까지 선고가 가능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씨가 배를 고의로 버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형법상 선박매몰죄도 추가적용될 수 있다. 형법 187조는 사람이 현존하는 선박을 매몰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이씨를 대상으로 세월호의 침몰 경위와 구호조치, 탈출경위 등을 집중 확인한 뒤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이씨는 이날 배와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침몰된 세월호의 선장 이준석씨(69)가 17일 수사본부가 마련된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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