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팽목항이 관광지도 아니고... 대체 뭐하자는 겁니까? 우리가 구경거립니까?"
한 실종자 가족이 팽목항을 찾은 일반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세월호 사고 발생 나흘째. 날이 갈수록 생존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생각에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타들어간다.
국민들도 한 마음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 애도와 희망의 메시지를 끊임 없이 던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부나 공연 및 축제 취소가 이어지고 구호물품 전달 등 온정의 손길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 같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팽목항을 직접 찾고 있다. 특히 주말인 19일은 인파가 발디딜 틈 없이 팽목항에 몰렸다.
이날 커플룩을 맞춰 입은 연인들과 친구들,가족이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길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각종 구호 단체나 기업들이 제공하는 바나나·속옷·물·식사·음료·스낵 등을 먹으며 돌아다녔다.
◇인적이 드물어진 오후 9시 팽목항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팽목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이곳에 필수품을 비롯한 각종 음식류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를 가져가는 사람은 실종자 가족들이 아니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팽목항은 세월호 침몰로 인한 사망자나 구조자가 이송되는 곳"이라며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마치 관광지를 온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팽목항에서는 일반인의 자살 해프닝도 벌어졌다.
오후 12시쯤 만취한 한 여성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다로 뛰어들겠다"며 고성을 지르며 바다로 다가갔다. 경찰이 이를 만류하자 "몸에 손대지 마라"며 "너 같으면 동생이 바다에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여경들이 이 여성의 팔을 잡으며 뛰어드는 것을 저지하는 등 한동안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남성이 "그 여자한테 손대지 마"라며 "좀 지나면 진정될테니 니들(경찰)이 고생 좀 하라"고 말했다.
오후 3시쯤, 이 여성은 또 난동을 부렸다. "전라도 광주에서 TV를 보다가 왔다"며 "나를 정신병자로 몰지 마라"고 횡설수설했다.
한편, 이날 전남경찰청은 응급차량의 신속한 이동과 원활한 구조를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팽목항 진입로에서 경찰이 "어디에서 오셨냐"며 방문객들에게 확인했지만, 거짓말을 해도 확인할 길이 없는 탓에 실질적인 통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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