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해 들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물량부담에 따른 주가하락이 예상되면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상장사의 신주인수권행사가격 조정은 총 129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15건)에 비해 12% 늘었다.
BW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채권이다. 보통 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낮아 특히 코스닥 기업이 저금리로 자금을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를 때 시가 이하로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 등 오너가 헐값으로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돼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하향조정 건수는 1월에는 36건, 2월 50건, 3월 32건, 4월 11건으로 집계됐다. 4월에는
대진디엠피(065690),
솔고바이오(043100)메디칼,
위즈정보기술(038620),
코아크로스(038530),
이트론(096040),
쓰리원(038340),
바이오니아(064550),
큐브스(065560),
에프티이앤이(065160) 등 9개 기업이 시가하락과 시가변동 등을 사유로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최근 상장사들이 BW 행사가를 잇따라 줄줄이 하향하면서 물량부담에 따른 주가 하락과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대진디엠피는 시가하락에 따라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기존 3959원에서 3631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0월 대진디엠피가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행사가격을 낮춘 것이다.
지난해 10월 BW 발행을 결정한 솔고바이오메디칼은 17일 행사가액을 729원에서 620원으로 조정했다. 이로써 행사가능한 주식수는 154만주에서 181만주로 늘어났다. 같은날 위즈정보기술은 60억원 규모의 BW 행사가를 831원에서 798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코아크로스는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두차례의 가격조정에 이어 세번째로 20억원 규모 BW의 행사가격을 922원에서 879원으로 하향조정했다. 14일 이트론과 쓰리원도 각각 821원에서 636원으로, 863원에서 676원으로 낮춰 잡았다. 바이오니아의 경우 제3자배정 유상증자시 할인율을 적용해 행사가액을 9740원에서 972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4일 큐브스 역시 시가하락을 사유로 지난해 12월 발행한 BW 행사가격을 2426원에서 2058원으로 낮췄고, 3일 에프티이앤이 역시 시가변동에 따라 행사가액을 2594원에서 2472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는 385만주에서 404만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8월29일부로 금융당국이 분리형BW 발행을 금지하면서 발행 건수가 지난해 가파르게 몰린 것을 감안하면 향후 하향조정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해 8월 한달에만 약 5900억원치의 분리형 BW가 발행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하락과 더불어 BW발행에 따른 오버행 이슈는 기본적으로 소액주주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며 "분리형BW 발행금지 직전 한꺼번에 몰린 발행건수로 인해 행사가 하향조정세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기업수(집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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