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주요 통상현안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우리 측에 통상현안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정부 문서가 공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2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낸 '2014년 무역장벽 보고서 한국편 번역본'을 공개하며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바라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미 FTA 전면 이행을 위한 통상현안 양보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 ⓒNews1
이번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와 산업은행 민영화 ▲금융정보 해외이전 ▲자동차 환경규제 ▲지식재산권 보호 ▲원산지 검증 ▲미국 쇠고기 ▲쌀 시장 ▲정부조달 ▲산업보조금 ▲스크린쿼터와 방송쿼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중복심의 등에서 우리나라의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고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선 의원은 "미국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미국 업체의 시장진출 기회가 제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미국은 동반성장위를 우리 정부와 연관된 조직으로 보고 있으며 기업 풍토와 외국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쌀 시장에 대해서도 2005년 4월 최소시장접근 협약에 따라 국내 쌀 시장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접근권이 크게 개선지만 쌀 관세화 예외조치에는 "미국 업체들이 한국 쌀 시장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우리나라의 TPP 가입 4대 선결조건 중 하나로 미국이 제시한 원산지 검증문제에서는 "한국 세관이 원산지를 입증하는데 지나치게 어려운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한-미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훼손시켰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지난주 TPP 국제 심포지엄에 참여한 미국과 호주 전문가들은 '한국의 TPP 가입에 대한 동의'를 무기로 미국 정부가 한-미 FTA에서 플러스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해다"며 "이는 이번 무역장벽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31일 작성돼 이달 2일 우리 정부로 전달됐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주선 의원은 이어 "해외 전문가들은 한-미 FTA의 규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이해만을 일방으로 대변하는 유권해석이 이뤄지고 한-미 FTA에서 합의하지 않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스스로 양보하는 형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정부가 TPP 조급증에 빠져 국익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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