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 침몰 당시 조타실에 있던 생존선원 일부가 옷을 갈아입으러 선원실로 갔다가 다시 모여 구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원들이 침몰 초기 이미 배를 버리기로 사전 합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 선원은 선실에 있던 중 사고가 발생하자 런닝 차림으로 조타실로 들어온 뒤 다시 선실로 돌아가 옷을 입고 조타실로 모여 대기하고 있다가 구출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간 기관장 박모씨(54·구속)도 조타실로 왔다가 기관실에 있는 기관사들에게 탈출지시를 한 뒤 자신도 내려가 기관사들과 함께 갑판으로 나와 대기하다가 구조됐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앞의 선원과 박씨 등의 당시상황 진술을 종합해보면 사고가 발생하자 먼저 선원들과 기관장이 조타실에 모여 이준석 선장(68·구속)과 함께 대책을 논의 한 뒤 각자 탈출하기로 하고 결정한 뒤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타실에서는 제주와 진도 해양관제센터(VTS)와의 교신이 이뤄지고 있었고, 이 교신 내용은 조타실 안에 있었던 사람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구조된 선원들이 조타실에 모여 특정한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합수부는 당시 조타실에서 오간 대화 내용부터 구조과정까지의 행적을 선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이번 세월호에 탑승한 승무원들은 총 29명으로, 이 가운데 20명이 생존해 15명이 구속됐다. 나머지 5명은 필리핀 가수 2명과 식당 조리장과 조리원, 매니저 등이다.
생존 선원 15명은 이 선장을 포함해 조타실에 있다가 구조된 항해부원 8명, 기관장과 함께 모여 있다가 탈출한 7명이다. 이들은 모두 구속됐다.
나머지 승무원 9명 가운데 사망자는 아이들을 구하려다가 숨진 박지영씨(22·여), 사무원 정현선씨(28·여), 불꽃놀이 행사담당자 김기웅씨(28) 등 3명이며 아이들을 구하러 간다며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한 사무장 양대홍씨(45) 등 6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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