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미지=SPOTV 중계 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류현진이 끝내 소속팀의 통산 1만승 째를 기록할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동료들의 수비도 불안했지만 자신도 무너졌다. 결국 6회 결정적 '한 방' 때문에 주저앉았다.
류현진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 1사구 3탈삼진 6실점'의 기록을 남기면서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6회까지 마운드에 섰지만 아운카운트는 남기지 못한 채로 상대 타자에 홈런을 내준 직후 교체됐다.
◇류현진, 2회 상대 역전을 허용하는 적시타 내줘
이날 류현진은 경기 시작부터 흔들렸다. 톱타자 찰리 블랙몬과 브랜든 반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만 카를로스 곤잘레스와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좌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고, 저스틴 모노를 투수 뜬공 처리하며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다시금 보여줬다.
다저스는 1회 선취점을 얻었다.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에도 선두타자 놀런 아레나도에 중전안타를 주며 출루시켰다. 이어 조시 러틀리지와 조던 파체코를 각각 우익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손쉽게 마치는 듯 싶었다.
이후 상대 투수인 9번타자 호르헤 데라 로사에게 내야안타와 송구 실책까지 겹쳐 급기야 2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블랙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만루를 채운 이후 반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첫 실점이자 역전을 허용하는 순간이었다.
3회와 4회는 무난히 넘겼다. 상대 클린업 트리오를 만난 3회를 공 9개로 넘긴 류현진은 4회에도 내야땅볼 2개와 플라이 1개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올시즌 첫 피홈런' + '데뷔 후 첫 실책'
3~4회 연이어 좋은 모습을 보이던 류현진은 5회 자책점을 더했다. 류현진의 올해 첫 실책이 한 몫을 했다.
류현진은 블랙먼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주고 반스의 보내기 번트 때 공을 더듬어 주자를 모두 살렸다.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실책이다. 무사 1, 3루 상황이 되는 순간이다.
이후 2루를 향해 도루하던 반스가 잡혔지만 이 협살 과정 중 블랙먼이 홈으로 뛰어들고, 홈 송구가 빠지며 점수는 3-1로 더 벌어졌다.
류현진은 6회초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를 떠났다. 그 과정은 매우 아쉬웠다.
커다란 홈런포의 시작은 악송구였다. 선두타자 모어노의 좌익선상 안타를 2루에 악송구해 단타가 일순간 2루타로 둔갑한 것이다.
악송구 주인공인 좌익수 반슬라이크의 문제는 이어졌다. 앞서 송구가 정확했다면 아웃을 만들 충분한 순간을 날린 그는 바로 다음 타자에 느슨한 송구로서 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류현진은 무사 2, 3루 실점 위기에서 러틀리지에게 좌월 스리런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올 시즌 첫 피홈런은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다저스가 9회말 공격에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추격에 실패했고 경기는 결국 콜로라도의 6-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본인 실책과 아쉬운 팀 수비가 겹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다저스는 9999승 째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류현진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면 다저스 팀 통산 1만승 째를 쓸 기회였다. 역대 팀 통산 1만승을 이룬 팀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까지 3개팀 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류현진은 기회를 끝내 놓쳤다.
89개의 공 중 64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은 것은 좋았지만 올시즌 첫 홈런도 맞았고 또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로 최초의 실책도 내줬다.
결국 불안한 수비에 자신의 문제도 겹친 류현진은 6자책점을 추가했다. 2.12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3.23까지 높아졌다. 많은 아쉬움이 남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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