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쟁적 지분매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달 들어 또 롯데제과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지분 매입을 시작한 이후 올해 2월을 제외하고 9개월 연속 매입이다.
특히 이 같은 추세로 올해 8월까지 매달 지분을 추가 취득하할 경우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취득한 지분율을 추월하게 돼 지분경쟁 이슈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3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주식 총 553주를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했다.
취득 당일 종가 기준으로 9억9940만원 수준의 물량이다. 이에 따라 신 부회장의 지분은 3.77%에서 3.81%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기 전인 지난해 7월 3.48%에 비해선 0.33%포인트 상승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09년 이후로 롯데제과 주식 취득이 없었지만 4년만인 지난해 8월부터 지분을 본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제과 지분 5.34%를 보유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과의 지분격차는 1.86%에서 1.53%포인트로 좁혀졌다.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두 형제간 지분경쟁 구도가 업계에 화재가 되기 시작한 것은 신동빈 회장이 신 부회장보다 2달 앞선 지난해 6월 100억원 규모의 사제를 털어 롯데제과 주식 0.46%를 매입하면서 부터다.
신 회장은 10년만의 주식매입이었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내 51개 순환출자 고리 중 12개 고리에 참여하고 있고,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이란 점에서 향후 롯데그룹이 순환출자해소에 나설 경우 주축이 될 가능성이 큰 회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책임경영과 단순투자목적 지분매입이라고 일관되게 밝히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달 신 부회장의 지분매입에 대해서도 "일본롯데에서 제과사업이 가장 커 신동주 부회장이 제과쪽에 관심이 많고 롯데제과 주가가 저평가 돼 있는 것으로 판단해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이 가격에 상관없이 매달 9억9000만원 수준의 일정한 금액을 투입하는 규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경영권 강화차원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단순투자 목적이라면 주가가 떨어졌을 때를 골라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 부회장이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만해도 취득단가가 155만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 이달엔 180만 원 수준이 됐다.
특히 롯데제과 실적도 지난해 악화된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투자목적과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 주식이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신 부회장의 주식매입이 단순투자보다 경영권강화 차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며 "롯데제과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나 감소했고 올해도 2012년 수준 정도만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3년 째 정체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신 부회장이 보인 패턴으로만 보면 앞으로도 신 부회장이 종전과 같은 규모로 매달 롯데제과 지분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신 부회장이 향후 지분을 얼마나 더 취득하느냐가 두 형제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신 회장이 지난해 취득한 수준(0.46%)으로 향후 지분을 추가 취득할 경우 이는 두형제가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순환출자해소 목적으로 일정 수준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사전 협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신 부회장이 신 회장의 지분율을 초과 취득한다면 두 형제가 독자적 판단으로 지분을 취득했을 가능성이 커 지분경쟁이슈가 더 본격화 될 수 있다.
신 부회장이 매달 0.4% 수준의 지분을 취득해 왔고 향후에도 매달 롯데제과 지분을 취득할 것으로 가정하면 지난해 이후 두 형제가 취득한 지분율이 같아지는 시기는 오는 7월이될 정망이다.
이후 신 부회장이 8월에도 지분을 추가 취득하게 되면 신 부회장이 취득한 지분율을 넘어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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