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이 30일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에 대한 파격적 인사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 중심 체제의 위용을 갖췄다.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채우던 미래전략실의 사장급 핵심 인사들이 대거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고, 빈 자리에는 부사장급과 전무급 등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낮은 임원들로 채웠다. '전자'로 무게중심이 재편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말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을 전격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병, 최근 구조조정에 깔을 빼든 삼성이 이번에는 조직 인사에 손을 댄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귀국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핵심 멤버들은 대거 삼성전자로 이동했다.
정금용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부사장)이 삼성전자 인사팀장으로,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이 삼성전자 법무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또 삼성의 홍보 역할을 총괄해온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선임됐다. 사장 직함인 그가 부사장이 맡고 있던 삼성전자로 내려가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좌천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보인다.
◇다음 달 1일자로 인사이동하게된 (왼쪽부터)정금용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팀장,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전략지원총괄(사장).(사진=삼성그룹)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인용, 김상균, 정금용 등 사장급 핵심 인사들이 동시에 전자로 이동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자에 전폭적으로 힘을 싣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용 팀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과 그 아래 장충기 실차장이 각 팀을 통솔하는 체제인데,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기획팀장과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이동하면서 장충기 실차장의 역할이 무거워지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커뮤니케이션팀에 한정해 볼 경우 구조본 체제 이후 지속돼왔던 미래전략실 주도력이 현장(삼성전자)으로 옮겨가고, 미래전략실은 말 그대로 지원에 주력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도 "그룹이 추진 중인 마하경영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미래전략실 팀장급 전진 배치를 통해 현장을 강화하고 권한을 위임한다는 취지"라고 이번 인사 배경을 공식 설명했다.
기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체제에 대한 경질의 성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쏟아지는 현안에 대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전면적 쇄신으로 보면 된다"며 "전자에 대한 경질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기존보다 한 단계 낮은 직급의 인사들로 채워졌다. 커뮤니케이션팀장에는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가 배치됐으며, 준법경영실장에도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이 선임됐다.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만 같은 부사장급인 정현호 경영진단팀장이 옮겨왔다. 김준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해외연수를 떠난다.
한편 이날 오후 있을 예정이던 후속 인사는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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