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구조·수색 효율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방안 마련에 나섰다.
또 신속한 사고 수습 및 원활한 구난에 대한 기술자문을 위해 네덜란드 업체와 용역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초기가 아닌, 보름 이상이 지난 정부의 움직임에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진행된 세월호 구조·수색 관련 전문가 회의.ⓒNews1
◇'무의미'했던 전문가회의
정부는 지난 30일 사고 발생 보름만에 '세월호 구조·수색 관련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이자리에는 해양수산부장관 등 정부인사와 국제구난 전문가(영국·네덜란드), 선체구조·수색잠수 관련 업계, 학계·연구기관 전문가, 현재 구조수색에 참여 중인 잠수사 및 민·관·군 해외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선실 윗문 개방 장비(강력유압기 등) 개발·제작 추진과 민간잠수부 활용·핫라인 개설·민간 우수 인력 공급, 빠른 조류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선체 주변 해역에 여러 겹의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 실험 뒤 유효한 경우 실행, 시신 유실 방지를 강화하기 위한 쌍끌이 어선·공중정찰·해안 수색 군병력 동원 등의 과제가 채택됐다.
연구과제로는 잠수시간을 늘리기 위한 여러 종류의 다이빙 벨 활용, 혼합가스 이용 제안, 탁한 선실 내부를 파악하기 위한 소나 활용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 밖에도 강한 조명등 사용(강한 빛반사 역작용 극복 필요), 잠수사 투입 확대(능률성 등 고려 필요), 잠수시간 연장 방안 등도 토의됐다.
그러다 사고 발생 보름이 지나서야 정부가 전문가 20여명을 모아 회의를 열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서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안타까운 결론만 내렸다.또한 논의된 방안 역시 기존에 거론이 됐거나 활용하기 힘든 제안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실종자의 수색에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에서 회의 3시간 동안 엉뚱하거나 불필요한 질문, 이미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안 등에 대해 대답·설명하는 것에 그칠 뿐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
재난대책 관련 한 전문가는 "전문가 팀이 짜여서, 그런 팀이 급파돼서 그곳의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상황을 빨리 받아야 될 분한테 빨리 전달해서, 거기서 또 판단을 하고 분석을 하는 게 매우 필요하다"며 "초기 구조에서 전문가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름 지나 기술자문 용역..뒷북 논란
정부가 네덜란드 스미트(SMIT)사에 수색·구조에 관한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한 것을 두고도 '뒷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일 "실종자 가족들이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촉구해 글로벌 업체의 기술적 자문이 필요하게 됐다"며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사고수습 현장에서 자문을 받아온 네덜란드 업체를 자문 용역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발생 보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의 연구용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초기 구조·수색 작업이 미흡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 그것도 사고 초기가 아닌 보름이상이 지나 뒤늦게 1억3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외국 업체에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SMIT사가 수중 오염 방지와 수중 공사 등에 특화된 구난업체라는 점도 잘 따져봐야 한다. 수색·구조 경험에 대해서는 검증이 됐는 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SMIT는 지난 2011년 포항 앞바다에 침몰해 있던 경신호의 잔존유 634㎘ 제거 작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을 뿐 수색·구조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이에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구조 초기에 기술자문용역을 의뢰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글로벌 업체의 객관적인 기술이 필요해 기술자문용역을 맡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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