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시티. (사진캡쳐=맨체스터시티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2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맨시티는 11일 밤(한국시간) 웨스트햄과 최종전에서 2-0으로 이기며 EPL 우승을 확정했다.
2011~2012시즌 이후 다시 정상을 차지한 맨시티는 EPL 출범 이후 통산 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이어 2위에 그친 아쉬움을 금방 털어냈다. 올 시즌 홈에서 19번의 경기를 치러 17승1무1패라는 엄청난 성적도 기록했다.
한때 3부리그까지 떨어졌던 맨시티가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것이다.
◇뿌린 만큼 거두고 있는 맨시티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 (사진캡쳐=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
맨시티의 우승은 축구에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축구에서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가 됐음을 증명했다.
맨시티는 EPL 출범 이전 1937년과 1968년에 리그 우승을 맛보긴 했지만 이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1880년에 창단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게 전부인 팀이었다.
1970년대부터 하위리그를 전전했으며 심지어 1998년에는 3부리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01~2002시즌에 다시 EPL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2008년부터 크게 달라졌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족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부임하면서 맨시티는 '돈의 힘'을 받았다.
만수르 구단주는 "4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단언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세르히오 아게르, 다비드 실바, 에딘 제코 등 스타 선수들이 맨시티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빠르게 맨시티의 훈련장이 새롭게 건설됐고 구단 시설부터 홈페이지까지 모든 것이 바뀌어 나갔다.
이런 투자에 탄력을 받은 맨시티는 2011~2012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어 2011~2012시즌에는 43년 만에 감격스러운 EPL 우승에 올랐다. 당시 잉글랜드는 물론이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만수르 구단주는 부임 이후 지금까지 약 7억 120만 파운드(약 1조2500억 원)를 맨시티에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같은 연고지를 쓰는 맨유와 맨시티는 비교조차 어려운 차이를 보였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맨시티가 도대체 어떤 팀이냐"며 과거 비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맨시티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으로 올라섰다. 반면 올 시즌 승점 64를 기록한 맨유는 7위에 그치며 5∼6위까지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도 놓쳤다.
◇페예그리니 감독, 부임 첫해에 우승으로 보답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해 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끈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사진캡쳐=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
올 시즌을 앞두고도 맨시티는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구단의 투자에 실력으로 보답했다.
지난 시즌 맨유에 우승을 내주자 맨시티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데려왔다. 칠레 출신인 그는 지략가로 통한다.
맨시티는 페예그리니 감독을 데려온 뒤 지난여름 발 빠르게 그를 위한 팀 구성을 도왔다.
카를로스 테베스와 마리오 발로텔리가 팀을 떠났지만 네그레도, 헤수스 나바스, 데미첼리스, 페르난지뉴가 맨시티에 합류했다. 당시 유럽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맨시티는 약 1억 유로(약 1417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부임 이후 "맨시티는 우승할 수 있는 매우 강한 팀"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높은 점유율과 세밀한 패스 축구를 맨시티에서 구사했다.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전술변화도 눈에 띄었다. 그는 때에 따라 4-2-3-1과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팀 전술 변화를 꾀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데리고 자신이 구상한 모든 것들을 그라운드에서 선보였다. 27승 5무 6패라는 성적은 그 가운데 나왔다. 특히 홈에서 강하다는 이미지를 다른 구단에 심어주며 '홈 깡패'라는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압축적인 별명이 맨시티에 붙기도 했다.
맨시티의 다음 시즌 목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복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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