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지난해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식품업체들이 올해 1분기 대부분 상황을 반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식품업체들 실적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올해부터 수익성 중심의 개선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기준 상위 10대 식음료업체(상장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7개사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체 매출은 5조8921억 원, 영업이익은 35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대 식품업체의 매출이 6.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4.8%나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들어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7개사 중 6개사의 영업이익이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결과다.
영업이익이 가장 증가한 곳은
롯데칠성(005300)음료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6억 원에 비해 33.7%나 증가했다.
원재료값 하락과 판관비지출을 자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8.7%에서 56.6%로 2.1%포인트나 하락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당료, 전분당 옥수수 같은 원재료들 값이 안정세를 보인 직접적 요인이고 여기에 지난해 2분기부터 수익성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을 시작한 것이 올해 1분기까지 효과를 보인 결과"라며 "다만 수익성개선효과가 종료된 올해 2분기부터는 5~10% 수준의 증가율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농심과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영업이익증감률이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올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농심은 연간 2000억 원 매출을 내는 삼다수 판권을 재작년 광동제약에 넘기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4.4% 감소했으며, 매출도 4.1%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삼다수요인이 모두 해소되면서 실적이 다시 개선세로 돌아서고 있다.
농심관계자는 "삼다수요인이 해소되고 라면과 스낵부분 매출호조가 실적개선의 요인"이라며 "올해 백산수를 통해서 삼다수에서 빠진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20.7%, 1.9%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097950)은 1분기 영업이익이 1174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3% 감소해 7개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43.9%나 감소한 것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크게 완화됐다.
특히 수익성이 악화된 주요 요인은 중국 라이신 사업 업황 악화 때문으로, 국내사업은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98억 원에서 948억 원으로 138%나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닥을 치고 올해 1분기 대부분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형성장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불경기를 지나다 보니 식품업체들이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피하고 마케팅비를 줄이는 등 자체적으로 수익성관리에 나서며 이익은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내수부진으로 외형성장은 미진하다.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양적인 측면이 개선되면서 실적개선이 더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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