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 류석 기자] "에이, 예전같은 보조금 기대하시면 안돼요. 조사 나와요."
각 업체별 45일씩, 총 68일 간에 걸쳐 진행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지난 19일로 종료됐다. 3사의 '동시 영업 재개'를 앞두고 '520 대란'을 점쳤을 만큼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됐던 가운데, 20일 판매 일선에서도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각 대리점에선 오늘을 기다려왔다는 듯 '키다리 아저씨' 분장을 한 판촉이벤트 요원들이 등장했고, 입구에 간이 음료수 가판대까지 차려놓은 점포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찾은 용산구의 한
SK텔레콤(017670) 직영점은 점포 앞 가득 세제와 휴지 등의 사은품을 쌓아놓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신 LTE 신규, 기기변경, 통신사 이동 무료'라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고 내부에선 직원들의 모습이 다소 분주해 보였다.
대리점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끝나면서 출고가 인하폰을 중심으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쓰던 휴대폰을 매입해서 가격을 할인받는 '에코 할인'이나 '제휴카드 할인', '출고가 인하' 등을 이용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체로 보조금 상한 준수..요금제 할인·저가폰 프로모션 '적극'
대체로 보조금보다는 각종 할인 프로모션과 출고가 인하 전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일선 판매·대리점에선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정부 규제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제는 기계값을 26만원 이상 할인해 줄 수가 없어요. 다 막혔어. 이제 대한민국에서 '휴대폰 대란'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될 수가 없어요."
강남역과 강남고속터미널 인근의 휴대폰 판매점·대리점 10여 곳 이상을 돌아봤지만 대답은 한결같았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판매점주도 "19일 자정부터 '공짜폰'이 풀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꽤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고, 예전같은 보조금 폭탄을 기대하면 안 된다"며 "우리 재량으로 10만원 가량의 할부반환금은 지원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통3사의 가입 고객을 모두 상대하는 일부 판매점들에선 지원금을 더 얹어주는 사례도 있었지만 영세 상인들의 자구책이라는 입장이다.
강남역 인근의 한 판매점주는 "기존 보조금 27만원에 더해 추가 20만원을 고객 통장으로 보내줄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 고객이 우리같은 판매점보다 통신사 직영 대리점을 선호하기 때문에 내놓은 우리만의 자구책"이라며 "판매점 차원에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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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스팟'은 불법 보조금?
"오늘만 깜짝 스팟입니다. 물량이 조기 소진될 수 있으니 빨리 신청하셔야 돼요."
용산구의 한 통신사 공식 대리점에선 갤럭시S5에 대한 '스팟 이벤트'가 이날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번호이동 조건으로 67요금제 3개월 이용, 24개월 약정 시 기기값을 36만원대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오늘 안으로 물량을 소진할 생각"이라며 "갤럭시S5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오늘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때마침 앞서 들렀던 한 판매점으로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스팟 할인이 방금 떴으니 단가가 바뀌기 전에 서둘러 접수하라는 판매점주의 상기된 목소리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공식 대리점에서 스팟성으로 가입을 권유했다는 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판매점에선 개별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공식 대리점에서 스팟성 할인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통신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스팟 정책을 내린 일은 전혀 없다"며 "대리점이나 판매점 단위에서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박리다매 전략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암리에 시행되는 이벤트를 모두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영업정지 이후 불법 보조금을 걸러내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적발될 경우 적극적으로 검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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