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따라 춤추는 자전거..MB가 그립다?
2014-05-26 11:06:35 2014-05-26 11:11:06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정권에 따라 자전거 업계가 춤을 추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렇다 할 자전거 산업 육성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임 MB 정부를 그리워하는 이상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권이 바뀌면서 자전거와 관련된 기존 정부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등 성장을 체감할 만한 정책이 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자전거도로 등 자전거 보급과 인구를 늘리기 위해 시작했던 인프라 구축 사업이 일부 축소됐다.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는 앞서 2010년 10대 자전거 거점도시를 선정, 2012년까지 900억원,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조20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을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로 묶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대폭 축소됐다. 사업기간은 내년까지로 축소되며, 구간 또한 기존 2175km에서 1742km로 축소 수정됐다.
 
업계는 4대강 위주로 자전거도로가 생겨나면서 레저용 자전거 수요가 늘어났고 자전거인구도 1000만 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정책 중단으로 수요 증가가 둔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이 좋아지면 자전거 이용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MTB 등 레저용 자전거에 대한 수요와 함께 생활용 일반자전거도 조명을 받았는데 소비자 관심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자전거 기술력 개발을 위한 지원도 전기동력제품 이동수단으로 이동했다. 기술력 경쟁에서 외국산에 뒤처져 있는 국내 업체들에게는 아쉬움이 크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산자원부)는 2010년 고부가가치 자전거 기술개발사업, 2011년 글로벌 전문기술 개발사업, 2012년 글로벌 전문기술 개발사업(사업 내 고부가가치 자전거 분야) 등으로 지원을 펼쳤다. 
 
방향은 지난해를 시작으로 틀어졌다. 지난해 글로벌 전문기술 개발사업 공고에서는 기술개발 지원예산을 전동 유모차, 전기 스쿠터 개발에 한정했다. 자전거는 배제됐다. 올해도 전동휠체어, 전동유모차 등 전기동력제품 중심으로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내 자전거 업계가 완성품을 수입해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정부 지원마저 끊기면서 업계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한 상황이 됐다는 게 현장의 푸념이다.
 
국내 자전거 산업은 저가 중국산에 밀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자전거 부품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부품업체로 돌아서면서 자생력을 잃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자전거 개발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전기동력 제품에 내년까지 2배 정도의 개발비가 더 투자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부품의 핵심기술 공동개발, 시제품 생산, 공동연구기반 구축 등 자전거 산업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지난 2009년 10월 문을 열었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자전거종합연구센터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국가위임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도출되기 어려웠고, 2012년 말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센터는 지난해부터 연구원 내 프로젝트 수준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련 기업을 위해 폐쇄하지 않고 남긴 한국자전거종합연구센터 홈페이지도 제 구실을 못하면서 올해 말까지만 유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8년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이 발표되며 관련 정책이 줄을 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는 정책이 연속성을 가지지 못한 것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업체들이 부품을 독자 개발하기에는 해외시장 대비 국내시장이 작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표준화된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해서 국내뿐 아니라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여년 넘게 도태됐던 기술력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프라 면도 수요층 확대로 현재의 성장성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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