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넥센 18-2로 잡고 연속 12경기 무패 행진
2014-05-25 17:12:06 2014-05-25 17:16:01
◇밴덴헐크.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대구=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더우면 더 잘하는 팀' 삼성 라이온즈가 25일 경기에서도 결국 승리를 거두며 13일 이후로 최근 12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15일 3-3으로 비긴 한화 상대의 경기를 제외하면 어느새 11연승 째다. 반면 넥센은 5연패 째를 당해 4위를 지키는 것도 어려워졌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구장서 진행된 넥센 히어로즈 상대 홈경기서 선발 투수인 밴덴헐크의 호투와 타선의 빠른 득점에 힘입어 넥센에 '18-2'로 이겼다.
 
이날 승리한 삼성은 승률 6할8푼3리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넥센은 5할3푼5리로 승률이 떨어졌다.
 
◇넥센 하영민의 실책, 전광판 삼성 항목에 'B'를 내주다
 
선취점은 삼성이 1회부터 재빨리 기록했다. 삼성은 선두타자 나바로와 이어진 박한이의 연속 안타에 채태인의 2루수 땅볼까지 이어져 무사 만루의 득점 기회를 쉽게 잡았다. 이때 최형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얻으며 나바로를 홈에 불러 삼성은 일찍 점수를 냈다.
 
삼성은 곧바로 추가점을 얻었다. 이어진 2사 1, 2루 찬스에 이승엽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박한이를 매우 자연스레 홈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다만 삼성의 득점 과정에 박석민이 왼쪽 어깨 통증으로 고통을 표하는 모습이 비쳤다. 5번 타자로 최형우·이승엽 사이인 그는 헛스윙 삼진을 당한 직후 방망이를 놓고 왼쪽 팔을 감싸면서 매우 심한 통증을 표한 것이다. 결국 박석민은 2회초 수비에서 대타 김태완과 교체됐다. 삼성 관계자는 박석민의 왼팔 부상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3회 점수를 11점이나 추가했다. 넥센에서 아직 점수를 한 점도 못 얻어낸 때다. 승부는 일찍 갈렸다.
 
삼성은 선두타자 채태인의 우전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엮어낸 무사 1, 2루 상황에 김태완이 투수 왼쪽으로 번트를 쳤다. 정상적인 팀과 투수라면 1사 2, 3루 또는 1사 1, 2루 등의 상황으로 번트의 처리를 끝냈어야 한다.
 
◇이승엽.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그런데 투수 하영민이 1루수 바깥으로 공을 던지며 넥센에게는 경기의 상황이 심각해졌다. 2루에서 3루까지 갔던 채태인이 홈을 밟았고, 1루의 최형우와 주자 김태완은 각각 3루와 2루까지 달렸다. 전광판 'B'의 시작이다.
 
하영민은 이어진 이승엽과 정형식을 삼진과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 위기를 탈출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지영에게 2타점을 주는 2루타를, 김상수와 나바로를 상대로 연속 1타점 좌전 안타를, 박한이에게 좌익수 뒤로 빠지는 1타점의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실점을 연이어 쌓았다. 다시 타석에 오른 채태인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박한이를 홈으로 불렀다. 3회에만 7실점한 하영민은 오재영으로 교체됐다. 당시에 이미 78구를 던졌다.
 
오재영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최형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내주면서 채태인을 홈으로 불렀다. 하영민의 이날 실점은 무려 10점으로 늘어났다.
 
오재영은 김태완에 초구 중견수 안타를 내줘 2사 1, 2루 실점 위기를 엮더니 결국 홈런을 내줬다. 폭투로 김태완과 최형우가 진루해 형성된 2사 2, 3루 상황에 이승엽이 우익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날린 것이다. 삼성의 전광판에는 11점을 뜻하는 'B'가 찍혔다.
  
◇넥센, 9회 투런포로 영패 면해
 
다른 팀 다수 팬에게 "삼성, 이제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얘기가 농담이 아닌 진담으로 나올 무렵에, 삼성은 또 점수를 뽑아냈다. 이미 13-0으로 앞선 삼성이 4회말 4점을 내면서 무려 17-0으로 점수 차이를 크게 더 벌린 것이다.
 
삼성은 4회말 선두타자 이지영과 나바로의 2루타 등을 엮어 1점을 냈다. 이후로 박한이가 중전안타와 채태인의 땅볼을 엮어 1점을 다시 뽑았고, 최형우의 2루타로 형성된 1사 2, 3루 상황엔 상대 폭투와 김태완의 우중간 안타 덕택에 채태인과 최형우가 차례로 홈을 밟게 됐다. 결국 삼성은 17-0으로 앞서게 됐다. 
 
삼성은 이날 득점 행보는 멈출줄 몰랐다. 이번에는 '4번타자' 최형우의 홈런이다. 최형우는 6회 1사 이후 타석에 서 비거리 105m 규모의 솔로포를 기록했다. 박성훈의 시속 137㎞ 짜리 4구째 되는 직구를 받아 오른쪽 담장을 넘긴 것이다.
 
많은 야구 팬들의 기대는 자연스럽게 지난 8일 서울 목동구장서 진행된 넥센과 NC의 경기 중 나온 최다 점수차 승리 기록(24-5, NC 승리)의 타이·경신 여부에 쏠렸다. 이제 타이에는 1점, 경신에는 2점 남았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의 타선 상태로 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넥센이 뒤늦게 점수를 뽑았다. 9회 1사 1루 상황에 나온 홈런을 통해서다. 
 
넥센은 패색이 짙어진 9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이 초구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이택근을 대신해 타석에 오른 박헌도가 좌익수 뒷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규모의 홈런을 기록했다. 한국 진출 이후로 완투승과 완봉승을 기록한 적이 없던 밴덴헐크의 꿈이 날아간 순간이다.
 
다만 밴덴헐크는 계속 마운드를 지키며 완투했다. 이성열을 땅볼로 잡고 김하성을 116구째 뜬공으로 잡은 것이다. 9이닝 5피안타(1피홈런) 11탈삼진 2실점(2자책). 이날 밴덴헐크는 자기 역할을 충실히 다하면서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최형우.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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