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내수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올해 1분기 해외매출이 대부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활발히 해외로 진출하는 업체들은 규모가 아직 미미하고 이미 해외사업을 활발히 펼쳐왔던 CJ제일제당과 오리온 같은 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어 아직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기준 상위 10대 식음료업체(상장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7개사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출은 5조9245억 원, 이 가운데 해외매출은 1조4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 증가하고 해외매출은 9%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국내 매출(4조5040억 원) 증가율은 8.8%였다.
국내와 해외성장률이 비슷하지만 이는 국내 매출이 워낙 크게 증가한
CJ제일제당(097950) 영향 때문으로 CJ제일제당을 제외할 경우 해외매출 증가율은 11.4%로 국내 매출 증가율 1.8%를 크게 앞서 사실상 해외사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해외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롯데제과(004990)로 올해 1분기 해외매출이 118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6억 원에 비해 30.9%나 증가했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카자흐스탄 제과업체인 라하트를 인수한 효과다. 라하트는 카자흐스탄 1위 제과업체로 2012년 매출이 약 220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롯데제과 국내 매출이 4.3% 증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해외사업이 정체된 국내사업을 크게 만회하고 있다.
다만 이는 해외법인인수로 인한 일시적 매출상승일 뿐 기존에 진출했던 해외사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어 실제 해외사업상황은 악화되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라하트 인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해외매출이 상승한 것"이라며 "사실 기존 해외법인들은 1분기에 길리안이 3% 줄고, 인디아가 9% 감소하는 등 뒷걸음질 치는 상황으로 실제 해외사업현황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국내 히트드라마 '별그대'에서 주인공이 라면을 먹는 장면이 중국에 방영되면서 일시적으로 중국 라면판매량이 급증한 효과를 봤다.
실제 농심의 같은기간 중국 매출은 466억 원으로 지난해 33.7%나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방송에 별그대 주인공 도민준이 라면을 먹는 모습이 나오면서 1분기에 특수가 있었다"며 "다만 지금까지 중국에서 이 같은 매출증가율을 기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시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농심이 지난해 미국 월마트 등 대형유통채널에 라면공급계약을 체결에 성공하며 미국매출(367억 원)이 14.9%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외사업비중이 높은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분기 매출증가율이 21.7%, 오리온은 15.8%나 됐었다. 주력 진출 국가인 중국의 경기둔화와 경쟁과열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경우 주력 해외사업인 중국 바이오 사업이 판매량은 1분기에 15~17%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라이신 공급과열로 판가가 연간 20% 수준으로 빠져 매출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실적개선의 관건이 결국 판가회복인데 공급과잉 이슈가 완전히 해소가 된 상황이 아니라서 올해 4분기정도는 돼야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경우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5%수준의 성장에 그치고 러시아나 베트남도 환율 영향 등으로 기대이하의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다.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오리온으로 올해 1분기 57.1%로 국내 매출을 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5%에 비해 2.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어 CJ제일제당이 27.6%, 롯데제과가 23.2%, 농심이 15.8%, 롯데칠성음료가 8.5%, 동원F&B가 2.8%, 롯데푸드가 0.6%였다.
결과적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큰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롯데제과와 농심 등 나머지 업체들은 해외사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미미해 업계 전반적으로 해외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 해외 매출규모가 작아서 성장률이 크게 보이거나 비중이 큰 회사들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등 올해 해외사업을 크게 잘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근 한류바람으로 농심과 같은 업체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데 입맛이나 문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기호식품을 중심으로 해외쪽 포션을 확대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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