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습하고 더운 날씨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여름 성수기를 노린 제습기가 넘쳐나고 있다. 제습기가 여름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한 가운데, 제습기를 자체 생산하는 제조사는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군데의 업체들이 올해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고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News 1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와 위닉스는 제습기의 핵심부품으로 알려진 컴프레서와 열교환기를 각각 자체적으로 만들면서 제습기까지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각각의 부품이 제습기의 핵심이라 강조하고 있다. 시장 1, 2위 간 예민한 신경전으로 비쳐졌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파세코는 올해부터 제습기 자체생산을 시작했다. 양사는 지난해까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품을 조달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자체 생산을 결정했다.
국내 업체에 OEM 주문을 하는 업체는 위니아만도,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 쿠쿠전자, 한경희생활과학 등이었다. 이중 같은 업체에서 제습기를 공급받는 사례도 있어 사실상 똑같은 제품에 '브랜드'만 다르게 붙여 판매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중국산 OEM을 진행하는 업체는 리홈쿠첸과 콜러노비타, 캐리어에어컨 등이다. 캐리어에어컨은 국산OEM과 중국산 OEM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제습기의 핵심부품인 컴프레서와 열교환기를 국산 조달하는 업체는 코웨이(일부제품)와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캐리어에어컨(일부제품) 정도였다. 나머지 업체들은 대부분 일본과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와 중국 OEM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황으로, 부품에 대한 출처 역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복수의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생산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제습기 시장이 지난해 130만대 규모에서 올해 25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닉스와 LG전자를 비롯해 수많은 제조사들이 유례없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이유다.
자체 생산과 OEM 여부는 각 업체의 전략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립했을 때와 조달할 경우의 원가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산의 품질이 (한국산을)많이 쫓아와 품질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것은 이미 이상한 일이 아닐 정도로 보편화된 상황"이라면서 "다만 국내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생산하는 것은 중국보다 불량률을 낮추는 등 품질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여러 방식으로 업체들이 부품 및 제품 조달을 하고 있어 품질의 차이는 거론할 수 없다"면서 "다만 우리는 자체적으로 부품과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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