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임대주택 공약 '인색'
전국 시도지사 후보자 공약 중 임대주택 공급 비중 27% 불과
그나마 내세운 공약도 반응 저조한 매입임대 위주
2014-05-28 15:04:00 2014-05-28 18:00:57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주거복지에 대한 공약에 인색하거나 시장 수요와 엇나가는 약속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자가의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물론, 임대주택 공급 방식도 수요자들의 선호와는 거리가 멀다. 자극적인 개발공약에 치중해 정작 필요한 사업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공약서나 5대공약을 제출한 전국 시·도지사 후보 61명 가운데 임대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는 17명으로 전체 후보자 중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와 울산을 비롯한 광역시는 물론, 전북과 제주 등 지방에서는 당을 막론하고 임대주택 공약이 전무한 곳도 있었다.
 
◇6.4지방선거 시도지사 후보 임대주택 공약 현황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현진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은 주거복지와 지역개발이 공약에 고루 분포된 반면, 지방은 거의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개발호재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며 "지방이 수도권보다 집값이 저렴하고 전월세난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무주택 서민들에게 중요한 공약의 비중이 적은 것은 아쉽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임대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데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영구임대주택 대기기간은 평균 22개월, 대기자수만 5만667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기간이 60개월로 가장 긴 인천의 경우, 임대주택 공약이라곤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리던 '누구나집 5만호 공급'이 고작이었다. 대기기간이 45개월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긴 제주는 아예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후보가 없다.
 
그나마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무주택 서민들의 기대와는 역행하고 있다. 임대주택 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 17명 중 5명은 미분양 아파트나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러한 매입임대 주택은 매입단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나머지 상당수가 빈집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기준 기존주택 매입단가는 평균 1억1000만원으로 전국 다세대주택 평균 가격인 1억500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매입한 다가구주택은 4만5158가구에 달하지만, 이 중 5979가구가 공실이다. 10곳 중 1곳은 텅 비어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공실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 악성 주택은 1271가구며, 그 중 절반 이상인 675가구가 반지하나 완전지하 형태로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체 임대주택 재고물량은 161만6221가구로 2년 전에 비해 15만6708가구가 증가했는데, 이 중 65%에 해당하는 10만1584가구가 매입·전세임대주택 재고 증가분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체 임대주택 재고 증가 속도보다 매입·전세임대주택 재고가 더 빨리 증가했으며, 심지어 충북이나 경남에서는 전체 임대주택 재고가 감소했음에도 매입·전세임대주택 재고는 늘었다. 무주택 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기존주택 매입임대나 전세임대는 건설사들이 짓는 임대주택에 비해 주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임대주택을 새로 짓는 데 많은 예산과 기간이 소요되고 관련기관의 부채도 증가하다보니 매입·전세임대로 보다 신속하고 예산에 부담이 덜하도록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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