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힘을 잃고 있는 중국의 부동산 경제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거시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깎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2008년 당시 미국처럼 부동산 가격 붕괴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JP모건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 현재상태에서 추가로 5% 더 둔화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0.6%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중국 부동산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12% 정도로 관련산업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20%까지 늘어난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은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중국 거시경제를 뒤흔드는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 둔화와 판매수익 감소 등이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판매·가격 모두 하락세..주택재고는 증가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부과되면서 열기가 한 김 식은 상태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의 주택판매는 전년동기대비 9.9%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6% 급증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주택건설착공건수도 24.5% 줄었다.
주택재고는 늘고있다. 연초 중국의 10대 대도시는 10개월 분량의 주택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달에는 17.7개월치로 늘었다.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도시는 지난달 기준 100곳 중 45곳으로 전월 37곳보다 늘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영문명 차이나반케)도 "부동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부동산 황금시대가 끝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인베스터즈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과거보다 질적 측면 악화..금융위기 전이 가능성은 낮아
일부에서는 최근의 부동산 경기 둔화를 단순한 경기순환적 측면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리우 리강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지표들이 부동산 시장의 둔화를 가리키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는 주기적인 것으로 매우 정상적이고 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JP모건도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과잉공급에 따른 문제를 겪었던 지난 2012년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과잉공급 문제가 더 광범위하게 퍼진데다 주택가격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적 충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며, 주택시장은 2% 정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가격은 대도시의 경우에는 5% 정도의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중소도시에서는 평균 5% 까지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경기 둔화가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금융상품이 비교적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금융시스템이 생각만큼 주택시장에 노출되지 않았다"며 "만약 주택가격이 붕괴된다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긴 하겠지만 금융시스템에는 심각한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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