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여행업계가 국내 40개 업종 중 직원들 평균임금이 최하위를 차지한 것도 모자라 임직원 간 연봉 격차는 최대 18배까지 벌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상장된 국내 주요 여행사 7곳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직원과 등기임원 간 연봉 격차는 최대 18배까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재벌닷컴은 지난 22일 업종별 평균임금을 발표해 산업계에 적지 않은 혼란을 던졌다. 이중 여행업 직원 평균 연봉은 3100만원대로, 40개 업종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꼴찌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곳은 삼성그룹의 출장을 도맡고 있는
세중(039310)이다. 천신일 세중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통용됐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에 이어 이건희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세중의 지난해 등기임원 1인당 평균 연봉은 4억7000만원으로, 업계 평균인 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천신일 회장은 지난해 8억4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천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 6억9700만원에 상반기 8700만원, 하반기 5800만원의 상여금을 추가로 챙겼다.
이에 비해 직원들 연봉은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2600만원으로, 임직원 간 연봉 격차는 무려 18배에 달했다. 업계 내 기피 1순위로 꼽히는 이유다.
하나투어(039130)는 직원 평균 연봉이 3000만원, 임원은 1억3700만원으로 4.56배,
레드캡투어(038390)는 직원 3800만원, 임원 1억4400만원으로 3.78배 차이를 보였다. 레드캡투어의 전신은 범한여행으로, LG그룹 관계사다.
롯데관광개발(032350)은 임직원 연봉 차가 2.79배로 조사대상 7곳 중 격차가 가장 적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2400만원으로 주요 여행사 중 가장 낮았지만 등기임원 연봉도 6700만원 수준을 보이면서 경쟁사 대비 격차가 적었다.
◇2013년 여행업계 임직원 평균 연봉. (자료=금융감독원)
여행업계 임직원 연봉 격차가 큰 것은 우선 직원들의 낮은 임금에서 비롯된다.
여행업은 항공사와 숙박 등을 알선하는 수수료로 수입원이 책정된다. 여행객 수에 따라 수입이 좌우되고, 항공, 숙박 등의 문제로 여행상품이 취소될 경우 여행사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등 경우의 수도 많다.
따라서 고정비인 인건비를 높게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 서비스가 여행상품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하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유동적"이라며 "임금은 고정비로 책정되기 때문에 높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또 시장 진입 장벽이 낮은 탓에 수요보다 공급이 월등히 많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치열한 생존 경쟁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 없이,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1인 여행사 등이 크게 늘면서 국내에만 1만개 정도의 여행사가 난립해 있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임금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행상품 판매에 의존하는 일률 단편적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로 사업구조가 다양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광자원 자체가 선진국 대비 영세하고, 영업 등 여행상품 판매 중심으로 매출이 형성되기 때문에 인건비 장사로 산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여행 프로그램을 소비자 수요에 맞춰 개발하고, 여행소개 애플리케이션, 가이드북 등 여행 콘텐츠를 통해 여행상품 이외 유형의 판매상품을 만드는 등 고부가가치로 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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