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이 후보자직 사퇴 요구 봇물을 이루며 본인은 물론 지명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장고 끝에 꺼내든 헌정 사상 첫 기자 출신 총리 카드는 또 하나의 인사 참사로 기록될 분위기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서의 특강을 통해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또 '남북 분단'에 대해서도 "(하나님이) 남북분단을 만들어 주셨다"며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한 독립을 주셨다면 우리는 공산화 될 수밖에 없었을"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가 8일 별세한 가운데 문 후보자가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이유로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던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문 후보자는 서울대 초빙교수로서의 마지막 강연을 가진 11일에도 복지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는 등 극심한 우편향 시각을 드러냈다.
문 후보자의 일련의 발언은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뉴라이트의 친일·식민사관과 일치한다 일각의 분석과 함께 그의 자격에 대해 '총리 후보자로서가 아닌 일개 극우논객'정도의 수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책임총리제에 대해 "그런 것은 저는 지금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고 일축하면서 '박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가 맞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행정경험이 전무한데다가 대통령의 중점 공약조차 알지 못하면서 총리가 되겠다는 것은 순수히 '대독총리'를 자임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문 후보자의 '폭탄 망언'으로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후보자 발언은 종교단체 장로로서 한 말이라며 미래 지향적으로 더 잘하자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두둔했지만 궁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문 후보자는 12일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고 말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강연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성난 여론을 덮기에는 역부족이다.
청와대도 심기가 불편하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민경욱 대변인의 말에서 보듯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게다가 집권 2년도 되지 않아 총리 후보자만 두 차례나 낙마한 전력이 있어 문 후보자를 내정한 책임론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망언 제조기'로 등극한 문 후보자가 싸늘하게 식은 여론을 극복하고 총리에 임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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