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클라우드 기술로 '연비' 좋은 건물 만든다
SK텔레콤 '클라우드 벰스' 적용한 강원도 영월 '동강시스타'
2014-06-15 13:51:02 2014-06-15 13:54:59
[영월=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자동차가 일정 거리를 달릴 때 시간당 사용하는 연료의 양을 우리는 '연비'라고 부른다. 이 '연비' 개념을 건물에 적용해 건물이 일정 시간동안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고 관리해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 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벰스)'이 그 주인공이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은 오피스 건물이나 병원, 백화점, 공장 등 전기나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비용절감이 어려운 사업장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됐다. 건설사나 에너지 기업, IT서비스 기업들이 주로 뛰어드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통신 역량을 활용해 주력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리조트로는 국내 최초로 ICT 기술을 접목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강원도 영월의 '동강시스타'를 찾았다. 지난 2013년 SK텔레콤의 '클라우드 벰스(Cloud BEMS)'를 도입해 올 2월부터 본격 적용에 나선 동강시스타는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에너지 사용량 3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동강시스타 전경. 동강시스타는 SK텔레콤의 빌딩에너지 절약 솔루션 '클라우드 벰스'를 올 2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버려지던 폐수열은 다시쓰고..지열히트펌프 활용도는 2배로
 
"객실은 물론이고 골프장과 스파까지 운영하는 복합리조트다보니 에너지 사용량이 워낙 많습니다. 안그래도 리조트 과잉공급으로 적자 지속상태인데, 에너지 비용까지 계속 새어나가다보니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동강시스타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강도원 대표이사는 SK텔레콤의 클라우드 벰스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고객 편의와 경쟁력 유지를 위해 24시간 불을 켜놔야 하는 곳이 많고, 피서철에는 고객이 급증해 전력 사용량 역시 대폭 늘어나는 리조트 특성 때문에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지난 13일 강도원 동강시스타 리조트 대표가 SK텔레콤의 클라우드 벰스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에 걸쳐 클라우드 벰스를 구축해 올 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섰다. SK텔레콤은 건물 내 분산 돼 있는 조명과 냉난방기, 공조기 등에 센서를 부착했다. 그리고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 센서들을 중앙관리센터에 연결해 빌딩의 전력,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했다.
 
또 이곳에서 모아지는 데이터는 모두 서울 SK텔레콤 보라매 IDC(인터넷데이터센터)로 전송된다. 굳이 동강시스타에 서버를 구축할 필요 없어 비용이 절감되고,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기 때문에 관리와 보안 역시 조금 더 안전하다는 것이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클라우드 벰스를 동강시스타에 도입해 설치한 박동수 동강시스타 경영지원본부 과장과 컨설팅에 나섰던 김학재 SK텔레콤 기업사업3본부 매니저와 함께 동강시스타를 돌며 구체적인 도입 기술과 효과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콘도동 지하에 있는 '지열히터펌프'였다. 동강시스타는 신축 건물의 경우 건물 신축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시설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무에 따라 열을 회수해 재활용 하는 설비 '히터펌프' 4대를 도입했다.
 
기존 동강시스타 에너지 시스템 상으로는 히터펌프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사용되는 곳이 부대동으로 한정돼 있어 굳이 4대를 가동할 필요가 없었다. SK텔레콤은 여기서 에너지 낭비가 발생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김학재 SK텔레콤 매니저는 "기존에는 지열히트펌프의 활용도가 50%에 그쳐 아쉬움이 컸는데, 이를 콘도동과 스파동에도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동시에 심야전력을 이용해 축열·축냉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후 동절기와 간절기에 지열히트펌프 운전을 통해 콘도동 난방 및 급탕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70%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동수 동강시스타 과장이 지열히트펌프 앞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해 현재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는 동강시스타 클라우드 벰스 화면.(사진=곽보연기자)
 
이어 스파동으로 이동해 고객들이 즐긴 온천수를 재활용하는 '폐수열 히트펌프'를 확인했다. 기존에는 스파 특성상 다량 배출되는 폐수에 열 에너지가 실려 그대로 폐기 됐지만 히트펌프를 설치한 뒤 버려지는 폐수열을 회수해 기존 온수 공급 에너지원으로 재활용 한 것이다.
 
◇"연간 에너지 사용량 30% 절감에 도전"
 
"1년동안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 대비 30%를 절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약속을 못지킨다면요? SK텔레콤이 일정 금액의 패널티를 물기로 했습니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벰스를 통해 동강시스타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30%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동수 과장은 "SK텔레콤에서 민간 에스코(ESCO) 방식으로 초기 설치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55개월 기간으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며 "SK텔레콤을 통해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에 대해서도 매월 일정 부분씩을 돌려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현재 동강시스타의 에너지 소비는 지난 2월 클라우드 벰스 시스템 구축 이후 기존 대비 전력 약 5%, 가스 약 40%를 절감한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약 20%의 에너지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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