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KT, 알뜰폰 진출 초읽기..업계 반응은?
2014-06-16 17:24:21 2014-06-16 18:33:34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알뜰폰 취지는 중소기업 키우기가 아니야". "대기업 진출에 중소 사업자 밀려나는 건 시간문제."
 
LG유플러스(032640)KT(030200)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업계의 첨예한 대립이 재부각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라면 규모와 관계 없이 누구나 진출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 사업자와 소비자 단체들은 대기업 진출이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통 3사 중에선 SK텔레콤(017670)만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도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며, KT의 자회사 'KTIS'도 알뜰폰 사업 진출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중소 사업자와 소비자 단체들은 "이통사들의 '큰 덩치'를 중소기업이 이겨낼 도리가 없다"며 "정부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알뜰폰 시장은 '상생경제'에 매우 적합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이를 깨뜨리려 한다"며 "이통사는 망 임대를 통해 이윤을 남기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시장의 도매 유통을 담당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시장 구조"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간의 영업 노하우와 막대한 자금을 갖고 있는 이통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면 건전한 생태계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상임이사는 "중소업체들이 사업 적자를 이겨내며 피땀 흘려 겨우 시장을 일구어놨더니 이제 와서 이통사가 들어오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구멍가게 상권에 대형마트가 진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의 근본적인 취지가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통신요금을 내리고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통사가 '저렴한 요금'을 핑계로 알뜰폰을 자사의 시장점유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이미 SK텔링크의 사업 진출을 허용한 상황에서 미디어로그와 KTIS의 진출을 막을 법적 명분이 없다는 입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후생 차원에선 이통사와 중소 사업자를 구분짓기보다 오히려 다양성을 열어놓고 긍정적인 서비스 경쟁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중립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SK텔링크가 마치 SK텔레콤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식으로 공정치 못한 경쟁이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 자회사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의 취지 자체는 '저렴한 통신료'에 있지만 대기업이 진출하다보면 힘 약한 중소사업자들은 시장에서 잠식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있는 자'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통사 자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할 경우 알뜰폰 시장에서조차 요금이 다시 비싸질 수 있다"며 "정부는 법적 명분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공정한 경쟁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캡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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