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18일. 79만평 규모의 부지에 600여개 업체가 밀집해 있는 국가산업의 메카인 창원.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바쁘게 움직이는 수송 차량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지면적 11만4000평 규모로 국내에 출시되는 주요 가전들의 전량에 가까운 생산을 담당하는
LG전자(066570)의 핵심기지 창원공장을 찾았다.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제습기 시장과 2년 연속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이는 에어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LG 창원공장은 여느 때보다 바빠보였다. 지난해까지 세계 에어컨 판매량 1위 달성과 위닉스와 함께 국내 제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G전자의 핵심 생산기지다운 모습이었다.
LG전자의 가정용 에어컨과 제습기 생산라인이 위치한 A2동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120m 길이에 달하는 생산라인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다양한 크기의 무인자동차(AGV)였다. 시설 내 AGV는 바닥에 매립된 칩을 통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등을 지정된 공급장소까지 사람 없이 이동한다.
LG전자는 보다 효율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8년 전부터 AGV를 적용해 왔다. 국내에 공급되는 에어컨과 제습기의 전량을 생산해내는 A2동엔 LG전자 직원과 국내 협력사 50여개 업체 직원들이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작업 중이었다.
◇LG전자 창원공장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분담해 제습기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사진=LG전자)
창원에서 생산되는 LG의 에어컨과 제습기는 모델 수만 700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철저히 분업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직원들은 협력사로부터 각 종 부품이 입고되면 일사불란하게 작업에 착수한다.
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시시각각 반영한다. 현장 중심의 운영이다. 이날 찾은 곳이 A2동으로, 이는 LG전자의 에어컨과 제습기 등을 책임지는 AE사업본부의 관할이지만, 고졸로 현장 출신의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을 낳은 요람다운 모습이 함께 느껴졌다. .
LG전자 창원공장 관계자는 “작은 것 하나라도 업무편의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한다”며 “현장 작업자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전동 드라이버 두 개를 연결해 2회 만에 4개의 나사를 고정할 수 있는 도구) 등이 이미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조립과정이 끝나면 철저한 전수조사로 품질검증에 들어간다. 제품 검사를 책임진 직원들은 정전기 발생률을 제로화하기 위한 특수 앞치마와 토시 등을 착용하고 품질 하나하나에 대한 검증에 착수했다.
진심원 LG전자 연구담당 상무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비상식적 품질은 제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목표치는 100만대를 생산했을 때 100개 이하의 불량률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창원공장에서 제작된 제품들은 총 16에 달하는 품질검사를 통과후에야 출하가 가능하다. 사진은 LG전자 직원이 창원공장에서 완성된 휘센 제습기를 운반하는 모습(사진=LG전자)
창원공장에서 조립된 제품은 기능 정상 작동의 여부 확인부터 소음 및 진동검사까지 총 16개의 검사를 마쳐야만 하나의 완제품으로 인정받는다.
특히 최근 제습기 주요 이슈로 떠오른 소음 해결을 위해 개발 단계부터 한 제품 당 수 백회씩 검사를 반복한다. 소음검사의 경우 무향실, 반무향실, 잔향실 등 총 6개로 구성된 검사실을 통해 철저히 진행된다.
윤상연 LG전자 소음진동센터 책임연구원은 “소음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모터와 팬, 부품들의 밸런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해 제품 당 수백번의 검사를 실시한 결과 업계 최저 수준인 31db를 구현해 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의 정밀한 공정과 철저한 검사를 통해 국내에서 전량 생산되는 에어컨과 제습기를 앞세워 국내 시장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오정원 LG전자 가정용에어컨(RAC) 사업담당 상무는 “글로벌 시장 제품의 경우 현지 생산시설도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국내 제작환경의 완성도 높은 제품을 고려해 수출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절한 믹싱을 통해 완벽한 품질 관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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