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성장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이 공개됐다.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정책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실질 성장률을 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법인세 인하와 고용 유연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장기 성장전략은 일본은행(BOJ)의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축을 담당한다. 일본 정부는 이른바 '세 개의 화살'이라 불리는 성장 정책을 통해 15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제 회복을 꾀하려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장기 성장전략'을 통해 2022년까지 실질 성장률을 2%까지 올리기로 했다.(사진=로이터통신)
세 번째 화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점은 법인세 인하다. 아베 내각은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부터 단계적 세율 조정에 착수해 현행 35%의 법인세를 수 년 내에 30% 아래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기업의 조세 부담을 낮춰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상대적으로 높았던 법인세율을 국제적 수준까지 내린다면 외국 기업도 일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계산도 포함돼 있다.
마르셀 티에리안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법인세 조정은 이번 경제 개혁안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경제와 증시에 모두 긍정적이다"라고 진단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 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는 노력도 눈길을 끈다. 일본 정부는 그간 고용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여성과 이주민을 적극 지원하고 은퇴 연령이 가까워진 인력의 활용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는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 고용 목표를 실적 보고서에 명시할 것을 권유했으며, 외국인 직업연수 프로그램도 확대키로 했다.
또 연봉이 일정 수준을 넘는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근로 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를 하는 고용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아베 총리는 ▲연금펀드의 주식 비중 확대 ▲원전 재가동 ▲전력 독과점 타파 ▲농업 경쟁력 확대 등을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회복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것은 성장 전략의 수행 과정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1년만에 발표된 성장 전략을 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는 있지만 신선함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구체적인 대안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법인세 인하에 따른 세수 보충 방안이다. 니혼게이자이 추산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5000억엔의 세수가 감소한다.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최소 3조엔 이상이 보충돼야 한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세수 확보 계획이 수반되지 않는 법인세 인하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성장 전략에 대한 미온적 반응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도 이어졌다.
로이터는 "아베의 성장 정책으로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2~1.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를 달성할 때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유모토 켄지 재팬리서치센터 부회장 역시 "정부의 성장 전략이 발표 이후 법안 조정과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지는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잠재 성장률 상승에 최소 10~20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2% 성장률 달성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려운 것"이라며 "막대한 국가 부채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에리안트 이코노미스트는 "수정된 성장 전략이 잠재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리즈카 나오키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아베의 성장 전략은 화살이기보다는 다트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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