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건보 부정수급 방치대책은 불법"
2014-06-30 16:21:12 2014-06-30 16:25:4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정수급 방지대책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강력 반발에 나섰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수급 방지대책은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한 고소득자 등 1500여명은 의료기관을 이용 시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며, 이때 해당자인지 아닌지는 의료기관이 확인토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30일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되지 않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대한민국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모든 환자를 신분, 자격, 유무 등과 관계없이 모두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하고, 이는 공급자의 반대의견에도 모든 국민이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함이라는 대승적 목적을 위해 합의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극소수의 부정수급자를 잡기 위한다는 핑계로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모든 환자에게 수진자 조회를 하라는 것은 준정부 기관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책에 대해 그동안 자격확인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의료기관의 호의를 당연하게 강요하는 배반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공단 본연의 업무인 자격관리업무를 위해 그동안 의료기관은 1년에 몇 번씩 다운되는 공단의 서버를 이용해 행정 인력과 시간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건보자격 확인에 협조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엄청난 행정력 소모와 환자-의사 간 신뢰관계를 깨는 정책은 그동안 협조한 의료기관에 대한 배반행위로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의 역할을 고스란히 의료기관에 전가해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는 행태라 할 수 있다"며 "부정수급 방지대책을 강행하려면 가장 첫 번째 임무인 자격관리를 저버리는 것으로서 공단의 인력을 대폭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이번 대책이 고액 체납자 등 일부만 한정하고 있는 것을 들어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등 사회보험의 원칙을 훼손시킨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말 기준 6회 이상 보험료 체납에 인한 급여 제한자는 163만5000여명이며, 이 대책에 따른 전액 부담자는 1500여명에 해당한다.
 
의협은 "보험료를 고액 체납했든 저액 체납했든 체납자인 것은 같은데도, 소위 보험자라는 공단이 '고액을 체납하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저액을 체납하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 국민에 떠벌린 것"이라며 "고액체납자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제한자는 고액만 아니라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진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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