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정부가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육아휴직 장려금 구조를 휴직 신청 즉시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신과 출산·육아 등으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부희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2일 서울시가 개최한 직장맘 경력유지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고용부는 현재 육아휴직 종료 후 지급하는 육아휴직 장려금 구조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사업체가 육아휴직을 부여하면 장려금 일부를 즉시 주고 나머지 대부분은 휴직이 끝나고 나서 계속 고용할 경우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전후휴가는 고용보험 가입자 대부분에 해당하는 87.8%가 이용하고 있으나, 육아휴직은 지난 2002년 16%에서 현재 77% 수준"이라며 "다만, 영세 사업장이나 계약직 등 비정규직 여성은 대부분 출산·육아 휴직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정규직 여성의 출산휴가 사용률은 63.4%, 비정규직은 37.4%에 불과하다. 육아휴직은 정규직이 26.6%, 비정규직은 10%에 불과하다. 특히 출산휴가 사용 후 정규직은 10명 중 4명 비정규직은 1.5명만 복귀했고 육아휴직은 10명 중 9명 비정규직은 5명에 그쳤다.
김 과장은 이어 "대기업 종사자 또한 육아휴직 중 본인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그만 두는 경우도 발생하는 점은 과제"라며 "중소기업의 경우 육아휴직 등으로 대체 인력을 채용하면 정작 휴직자가 복직을 못하는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여성 직장인이 출산휴가 등을 가는 경우 육아 장려금과 같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해고하면 어떻게 처벌을 받는지 등을 적은 안내물을 사업주와 휴가자에게 보내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고용부의 이같은 대안 제시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적된 내용 등에서 비롯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 발표를 맡은 김명희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종합상담팀장(노무사)은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의 지난 2012년4월 개소 이후 지난 3월 현재까지 사례를 분석한 결과 출산휴가 육아휴직 관련 상담 중 해고 등 불리한 처우에 대한 것이 전체의 51%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하지만 이에 대한 관렵법령과 업무처리지침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관련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업주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승인하지 않으면 근로자가 신청한대로 휴가를 개시한 것으로 인정 ▲휴가 신청 단계에서 해고 금지 ▲휴가 기간 중 해고된 경우 휴가급여 지급 휴가 신청을 제2의 공적기관에서 담당 ▲휴가 관련 사직권고·재계약 거부·부당 전보·직위 해제가 발생하면 외부 공적기관이 조정 등을 제안했다.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도 "여성 노동자는 태아가 생긴 상황이고 적대적 환경이라면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 소극적일 수 있다"며 "문제가 터지기 전에 얼마나 권리 침해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법과 제도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시가 개최한 '직장맘 경력유지를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사진=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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