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최근 해태제과와
롯데제과(004990) 등 제과업체가 잇따라 전문분야가 아닌 디저트카페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주목된다.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등 주력 제조상품들이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새로운 영역 확장이 시급해 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최근 이탈리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빨라쪼를 50억원 수준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국내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 빨라쪼 본사 매장 내부전경.(사진제공=해태제과)
해태제과는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한국 빨라쪼를 인수했지만 6년 동안 국내 63개점 매장을 내는데 그치며 큰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 동안 본사인수 의향에 대한 물음에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빨라쪼 본사 인수로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디저트카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해태제과가 이렇게 급작스레 방향을 튼 이유는 제조하던 아이스크림 상품들이 최근 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소비인구자체가 줄고 아이스크림 소비 트렌드가 프리미엄 디저트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 성장 둔화의 이유다.
실제 국내 아이스크림 과점업체 중 하나인 롯데푸드는 지난해 아이스크림 매출(4774억 원)이 전년보다 0.8% 감소했으며, 같은기간 빙그레도 아이스크림 매출이 (3430억원) 1% 감소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아이스크림 매출이 35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3% 증가했지만 2011년(3657억원)에 비해선 4%나 감소했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매출을 따로 공시하지 않지만 과자류와 아이스크림을 합친 제품매출이 지난해 528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8%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1065억원)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7.6%나 감소해 더 악화되는 추세다.
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인 나뚜르팝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매출이 전년에 비해 17%나 증가하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한 한수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 시장은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CJ푸드빌도 고전할 정도로 쉽지 않은 시장이다.
CJ푸드빌의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 '콜드스톤'은 2010년 기준 가맹점 66개와 직영점 20개를 운영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재작년 2012년에는 신규 출점수가 1개에 그칠 정도로 성장이 둔화됐다.
업계관계자는 "기존 제과업체들의 아이스크림은 '설레임' 정도만 성공하고 스테디셀러 외에는 새로 매출을 내는 상품이 없을 정도로 침체돼 있을 뿐더러 최근 아이스크림 소비가 디저트카페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태제과가 방향을 틀어 본격적으로 아이스크림 디저트카페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관계자는 "5~6년 동안 해태제과가 빨라쪼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고 본사측에서 먼저 인수를 제안한 것"이라며 "프리미엄디저트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해 좀더 본격적으로 해보겠다는 의미로 인수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롯데제과도 인수한 세계 유명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Guylian)'의 판매가 지지부진 하자 초콜릿디저트 카페를 내세워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몰의 개장시기에 맞춰 이곳에 길리안 카페 1호점을 열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이탈리아 페레로로쉐와 스위스 린트와 더불어 세계 3대 초콜릿으로 꼽히는 길리안을 지난 2008년 1452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지만 닐슨이 지난해 조사한 국내 초콜릿 점유율 조사에서 15위를 기록할 정도로 점유율이 미미하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디저트카페 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과업체들이 디저트카페 도전에 성공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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