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기 이익률·매출 모두 2년 전으로 회귀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14.31% 급락..이익률 15% 하회
2014-07-08 15:45:55 2014-07-08 15:52:3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거둔 매출액은 105조68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6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4조6500억원(-4.21%), 영업이익은 2조6200억원(-14.31%) 떨어졌다. 매출을 포함한 영업이익, 이익률 규모 등 경영실적 모든 수치에서 2012년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005930)는 8일 올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24.5%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는 각각 3.1%, 15.2% 줄어들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급감이 눈에 띈다.
 
지난 1분기에도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어닝쇼크'를 보이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됐다. 특히 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2년 상반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15%를 하회하는 등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부진은 그간의 효자였던 스마트폰에서 비롯됐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 효과가 본격 반영됐음에도 한차례 하향조정된 시장 전망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량이 어느 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7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내다본 곳은 전무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뉴스토마토)
 
그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의 담당해 온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 감소가 치명적이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미만에 머물렀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분기 6조4300억원을 기록한 IM 부문에서만 최소 1조5000억원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하회했을 경우 IM부문의 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2년만에 처음으로 10조원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상반기 IM 부문은 12조7900억원, 하반기에는 12조1800억원을 수익을 올렸다. 매출 역시 턱걸이로 100조원대를 유지하면서 지난 2012년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후퇴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현실론도 팽배해졌다. IM 부문의 실적 퍼레이드가 전체 실적 전망치에 대한 '거품 효과'를 조장했고, 이는 삼성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더 이상의 성장 여력을 찾기 힘든 데다,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 시장은 고수익을 담보키 어렵다. 특히 중국 등 추격자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하반기다. 갤럭시S5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에서 하반기에 출시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가 애플과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6의 대기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의 대반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부문이 올 하반기 대대적인 실적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IM 부문의 하락세를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LSI 사업부문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적자폭 또한 커졌다.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웨어러블, 울트라HD TV, 스마트홈 등도 당분간 실적에 기여하는 폭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하반기에도 스마트폰밖에 없다는 얘기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가 일시적 현상으로, 하반기 중 회복 가능하다면 문제가 크지 않겠으나 최근 상황을 미뤄 봤을 때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애플 아이폰6 출시로 4분기 하이엔드 스마트폰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에 웃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발목이 잡혔다. 역경을 헤쳐 나가는 것은 삼성전자 스스로의 몫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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