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조한기 후보를 충남 서산태안에 공천하면서 19일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선거의 여야 간 대진표가 최종 확정됐다.
모두 15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손학규·김두관·나경원·임태희·노회찬·이정현 등 거물들의 등판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데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7.30 재보선 동작을 후보자들. 왼쪽부터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노회찬 정의당 후보.ⓒNews1
◇나경원 '복수전'에 노회찬 '불판 갈자'..동작을
서울 유일의 재보선 지역인 동작을은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박원순 시장에 패했던 나 후보와, 박 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 후보가 전략공천됨에 따라 나 후보의 복수전이 성사된 형국이다.
여기에 삼성 엑스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었던 진보의 간판 노 후보가 "다시 불판을 갈겠다"며 집권 여당과 제1야당 '환골탈태'를 기치로 내걸고 원내 복귀를 노리는 상황이다.
일단 초반 판세는 나 후보가 앞서는 양상이다. 11일 <한국일보>는 나 후보가 기 후보·노 후보와의 양자대결은 물론 다자대결에서도 50% 이상의 지지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야권의 연대 여부는 향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지 않지만 나 후보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기 후보와 노 후보의 단일화는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다른 지역구에서 건너온 나 후보(중구)와 노 후보(노원병), 당초 광주 광산을 공천을 신청했던 기 후보를 바라보는 동작을 유권자들의 민심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원병(팔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손학규 고문(왼쪽), 김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김두관 전 지사.ⓒNews1
◇손학규·김두관, 재보선 발판으로 대권 다시 한 번?
2012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패해 절치부심했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2년이 흘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란히 경기도에 차출됐다.
손 상임고문은 수원병(팔달)에 전략공천됐다. 부친인 고 남평우 전 의원(재선)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한 곳이다.
손 상임고문의 좌우에는 백혜련 후보(권선)와 박광온 후보(영통)가 배치됐다. 두 후보는 이번이 첫 본선 진출이다. 여당세가 강한 지역에 출마한 와중에 후배들의 여의도 진출까지 도와야 하는 손 상임고문의 어깨가 무겁다.
김두관 전 지사는 경선 결과 김포에 출마하게 됐다.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 도백 등 임명직과 선출직을 두루 역임했던 김 전 지사는 아직 의정 경험이 없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 전 지사의 이번 행보는 부산에서 낙선을 거듭하다 서울 종로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귀환, 대권의 발판을 다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흡사하다.
김포에 연고가 없는 김 전 지사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분위기다. 지사직을 그만뒀던 것에 대한 비판도 남아 있고, 지역을 오래 다져온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도 쉽지 않은 상대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도전에 나선 손 상임고문과 김 전 지사가 대선 재도전의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원 영통 새누리당 후보 임태희 전 비서실장(왼쪽), 정의당 후보 천호선 전 대변인.ⓒNews1
◇'이명박 비서실장'과 '노무현 대변인' 격돌
새누리당이 경기 수원정(영통)에 임태희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전략공천하자 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이 출사표를 던졌다.
천 대표는 8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과 맞서야 될 숙명을 제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참여정부 대변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천 대표가 임 전 실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같은 지역 야당 후보인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이다. 세에서 밀리는 천 대표는 '천풍'이 불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도전이다. 정의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야권연대를 부르짖는 이유다.
더욱이 영통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로 최근 선거마다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경선 등을 통해 박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천 대표로서는 첩첩산중인 셈이다.
그러나 천 대표는 연대에 목을 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천 대표는 2008년 총선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3파전을 이겨냈던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를 언급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은 수원을(권선) 정미경 후보, 수원병(팔달) 김용남 후보와 함께 새누리당 벨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측근들이 펼칠 대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정현 전남 출마, 권은희 광주 데뷔..성적 관심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새누리당 후보로 전남 순천곡성에 나선다. 이 전 수석은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18대를 제외하고 17대와 19대에는 광주에서 출마했다.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이성수 통합진보당 후보, 구희승 무소속 후보와 격돌하는 이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데다, 이정희 대표가 상주할 정도로 김선동 전 의원의 지역구를 사수하겠다는 방침인 통합진보당 지지세도 만만찮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공천 배제설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던 광주 광산을은 결국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전략공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권 전 과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은 거짓 폭로의 대가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외압을 가했다는 권 전 과장의 진술은 분명 희석된 측면이 있어 대법원 판결이 남은 가운데 증인의 출마가 야권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송환기 새누리당 후보와 장원섭 통합진보당 후보가 있지만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포기로 권 전 과장은 무난한 당선이 예측된다.
이제 관심은 국회의원 권은희가 얼마나 준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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