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투아웃제 방지 안간힘..일부 부작용 우려도
2014-07-12 09:33:50 2014-07-12 09:37:5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의약품 리베이트 적발 시 최대 급여목록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제약업계가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몸을 사리면서 영업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는 그간의 우려와 함께 의약품 영업 대행업체(CSO)를 통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대응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개별 기업에서뿐만 아니라 협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제약협회 윤리헌장'을 채택하고, 선포식을 진행하는 등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회원사의 실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윤리헌장에는 인류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란 제약산업의 최우선적 사명과 함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투명한 유통체계 확립 등 책무에 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이 담긴다.
 
앞서 협회 이사장단사는 지난 9일 회의에서 윤리헌장과 윤리실천강령의 초안을 검토하고, 추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 임시총회의 의결 절차를 밟기로 했다.
 
각 업체는 CP(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또는 강화로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대비하고 있다. CP는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내부 준법시스템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2007년 CP를 처음으로 도입한 것에 이어 올해 1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운용 성과가 양호한 수준인 'BBB'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CP 위반으로 영업부 사원 7명을 인사제재 조치하기도 했다.
 
대웅제약(069620)은 지난 4월 CP 운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팀을 신설했고, 5월 리베이트 투아웃제 도입에 맞게 CP 규정을 개정했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윤리경영 실천에 주력하기 위해 지난 10일 사내 윤리경영 핸드북을 발간했다.
 
이처럼 업계 전체가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극도로 경계하는 것은 적발 시 돌아오는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번 건강보험 적용이 정지된 약제를 다시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규정은 사실상 '원아웃제'"라고 말했다.
 
제약시장은 통상 3분기부터 매출 증가 폭이 커지고 올해는 수출 확대, 신제품 효과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를 피하기 위한 활동이 되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리베이트 투아웃제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최근 도입이 활발해진 CP가 오히려 정상적인 영업활동까지도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에 따라 의약품 영업 대행업체(CSO) 설립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CSO는 다양한 제약사의 의약품을 유통해 리베이트 증명이 쉽지 않고, 만일 적발되더라도 제약사가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CSO에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협회는 11일 약사법 제97조에 명시된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의 범주에 CSO가 포함되는지 여부 등 약사법상 대리인과 사용인의 구체적 범위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협회는 유권해석과 별도로 CSO 리베이트 행위 적발 시 계약 당사자인 제약사에도 공동 책임을 묻고, 리베이트로 요양급여 정지 또는 제외 조치를 받은 회원사에 추가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한편 협회는 요양급여 정지나 제외가 기업경영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1심 판결 결과 후 2심과 3심에서 처분을 번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종 판결 이후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또 제약사의 자정 노력에도 명백하게 영업사원 개인의 일탈행위에 인한 리베이트로 확인된 경우에는 '양벌규정'이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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