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낮은 배당수익률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배당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피력하면서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관련 정책이 가시화될 경우, 배당 확대를 통해 침체된 증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에 따른 장기투자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낮은 배당성향은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15일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12월결산법인의 배당성향은 21.32%, 배당수익률은 1.81%에 불과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1년 2.34%에서 2012년 2.10%로 떨어진 데 이어 1.81%까지 내려왔다. 최근에는 수치가 1.1%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배당수익률은 더 낮아 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의 비율을,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을 의미하는데 코스피의 배당 수준은 주요국 증시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5년~2011년 합계액 기준 주요국 배당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한국이 1.6%에 불과해 글로벌 전체 평균 2.7%에 크게 못미쳤다.
주요국을 살펴보면 독일과 영국의 배당수익률이 각각 2.8%, 2.7%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1.9%, 일본은 1.6%로 집계됐다.
특히 터키와 브라질은 각각 4.5%, 3.8%로 높게 나타났다.
낮은 배당률은 투자 심리 저하로 연결돼 경제 전반에 악역향을 미칠 수 있어 문제다.
실제로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저성장 국면에서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했던 미국, 일본, 대만의 경우 오히려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룬바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배당확대를 위한 세제개편에 대해 언급한 점도 이 때문이다.
기업 유보율은 늘어나는데 배당은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의 이익이 배당이나 투자 등으로 순환되지 못한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 초반까지는 배당수익률이 1.5~2.8%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코스피가 2000선까지 올라가는 동안 배당금 규모는 크게 늘지 않으면서 배당수익률이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의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운용사들이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비공식 회의에서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요구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보다는 대만 주식을 주로 사고 있다"며 "대만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투자매력 중 하나가 높은 배당성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가권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9%에 달한다.
대만의 배당수익률은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1.5% 수준이었지만 대만 정부가 납입자본금의 한도를 초과해 배당하지 않는 이익금을 유보하는 회사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면서 대만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높아졌다.
김 연구원은 "주주이익 환원 차원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배당정책에 대해 다시 재고할 시점이 됐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낮은 배당수익률이 제고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속
(자료제공=상장회사협의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