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이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지명 철회를 촉구했던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실상의 임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와 관련 위증' 등의 거짓말과 '정회 중 폭탄주 음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청와대가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요구하면서 시한을 15일 자정으로 못박음에 따라, 박 대통령이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정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같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정종섭 후보도 같이 임명 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요청서 재송부를 요청하지 않았던 김 후보자 대신 이날 곧바로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을 새로 지명한 것도 정 후보자의 임명 강행 의사를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정 후보자에 대해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수 전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 철회'하는 부담을 떠안은 만큼,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News1
당초 김 전 후보자와 함께 정 후보자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였던 새누리당은 15일 2기 내각에 대한 야당의 "대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청와대와 보조를 맞췄다. 당초 김 전 후보자와 함께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정 후보자에 대해 "위증을 한 장관 후보자"라며 "자격 없는 후보자에 대해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명 강행을 재고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 후보자에 대해 "김명수 후보자 보다 더 부적격"(설훈 의원)이라고 '절대 불가' 입장을 내비쳐왔다. 김 전 후보자와 정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위해선, 역시 '부적격 후보'로 지목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용인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야당의 이런 태도는 지난주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의 회담 후 조성된 대화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일정 반영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 할 경우 청와대와 야당과의 관계는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청와대가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의사를 내비친 후,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종섭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아울러 정 후보자 임명이 이뤄질 경우 '국가 혁신'을 부르짖으며 적극적으로 야당과의 소통 의사를 내비쳤던 박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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