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대기업의 이익유보율이 200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시총 규모 상위 100대 기업 중 재무제표가 공개된 75개사의 지난해 말 현재 이익유보율은 조사한 결과 평균 2258.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유보율은 잉여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거나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얼마만큼을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통상 유보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위한 자금 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경기침체기에 살아남아 회복 시 투자를 통해 실적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체력으로서 역할을 한다.
반면 투자 등 생산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의미로,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텔레콤으로 무려 2만8539.7%에 달했다. 즉 잉여금 규모가 자본금의 280배가 넘는다는 뜻이다.
이어 롯데제과(2만5509.5%), 삼성전자(7367%), KCC(6196.3%), 포스코(6178.1%)가 상위 5걸 안에 들었다.
특히 이들 75개사의 평균 유보율은 전년도의 286.6%에서 172.2%포인트(증가율은 8.3%) 늘었다.
유보율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한통운으로 2007년 754.2%에서 지난해 2353.4%로, 212.0%( 1599.2%포인트) 증가했다.
한진중공업(166.8%), CJ제일제당(137.3%), SK네트웍스(74.5%), 효성(66.2%) 등도 1년 사이 유보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가 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에서 삼성전자가 유보율이 10.5% 늘어난 것을 비롯해 포스코(11.5%), 현대중공업(16.1%), LG전자(18.6%), 현대차(8.1%), KT&G(8.1%) 등이 증가했고, 한국전력(-7.4%), SK텔레콤(-5.2%), 신한지주(-2.4%)는 감소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유보율 증가는 경기가 위축돼 돈을 쌓아놓았다는 것으로,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기 회복시기에 남들보다 더 쉽게 설비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양면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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