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원격모니터링 설명회를 전격 취소했다.
의협은 21일 긴급 상임이사진의 서면 의결을 거쳐 이날 오후 7시 열릴 예정이었던 '원격의료(모니터링) 시범사업 설명회 및 긴급 대표자회의'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의협은 지난 16일 복지부에 원격의료 정책 방향과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의료계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공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전국의사총연합, 대한평의사회 등 다른 의사단체들이 추무진 의협 회장의 퇴진을 거론하며 설명회 개최를 강하게 반대하자 진통을 겪었다. 결국 내부 반발에 후퇴했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시선이다.
전의총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원격모니터링 설명회가 강행된다면 이를 빌미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제로 밀어붙일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모든 회원을 동원해 실력행사를 통해서라도 설명회를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설명회 취소와 관련해 의협 관계자는 "원격의료 설명회가 자칫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많은 회원의 우려에 공감하고, 그러한 회원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기 위해 원격의료 시범사업 설명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려는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이 진단과 처방이 배제돼 있다 하더라도 본질은 결국 원격진료에 이르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전체 회원의 뜻에 따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려는 원격의료(모니터링) 시범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격모니터링에 관한 의료계 내부의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복지부가 원격모니터링을 의·정 합의 이행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측의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는 "정부가 원격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원격진료를 강행할 움직임을 내비친 이상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가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에 동의하고 참여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며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의료정보의 유출 등 많은 문제점이 예상되는 원격의료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려 현재 입법 발의된 원격의료 법안을 국회에서 반드시 저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5차 상임이사회 회의에서 복지부의 원격의료 사업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사상 초유의 회장(노환규) 탄핵으로 내분에 휩싸인 의협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대오를 갖출 지, 과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이는 곧 추무진 회장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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