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이 더 싸..마곡지구 역전세난 언제까지?
1만여 가구 동시입주로 인근 양천·김포한강신도시도 영향
"입주시기 이후 전셋값 오를 것"
2014-07-21 15:54:28 2014-07-21 15:59:04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마곡지구의 영향으로 강서구 일대 전셋값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심지어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중소형 보다도 낮은데도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전형적인 '역전세난'이 발생했다. 인근 양천구까지도 여파가 미치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마곡지구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면적 84㎡는 한 달 전에 비해 2000만원 떨어진 2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이 가까워 마곡지구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단지인데다, 집주인의 융자가 한 푼도 없어 안전한 전세 물건이었음에도 가격을 내리고 나서야 겨우 세입자를 찾은 것이다.
 
중대형 물건은 더욱 찾는 사람이 없어 6단지 전용면적 114㎡의 전셋값은 2억5000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같은 단지 전용 84㎡의 전세 시세가 2억50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소형 전셋값이 더 높은 셈이다. 7단지 역시 대출없는 114㎡짜리 전세 급매물이 2억8000만원에 나오면서 84㎡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서구 마곡동 M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마곡지구 전세는 지금이 최저가"라며 "단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2억8000만~2억9000만원에 계약되던 전용 84㎡가 최저 2억3000만원, 114㎡도 3억원이 넘지 않는 물건을 찾기 어렵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H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전세 시세가 많이 빠졌지만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가격 변동이 생길 것"이라며 "다만 갑자기 가격이 확 오르기 보다는 급전세 매물이 빠져 나가면서 어쩔 수 없이 임대가가 오르는 현상이 우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곡지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367만㎡ 규모 부지에 첨단산업단지, 주거단지, 대규모 공원 등이 조성되는 서울의 마지막 개발단지로 오는 8월까지 1~7, 14~15단지 6730가구가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여기에 강서 힐스테이트 등 인근 대단지 아파트도 입주를 시작해 강서구 일대에만 약 1만여 가구가 집들이를 하는 형국이다.
 
이렇듯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며 전세 매물이 쏟아졌고, 그 영향으로 강서구 일대 전셋값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들어 마곡지구가 속한 강서구 아파트 전셋값은 마곡지구 입주 시점인 지난 4월 대비 2.38% 떨어졌다. 인접 지역인 양천구 역시 0.14% 하락했고, 김포한강신도시도 0.77%로 전셋값이 빠진 상황이다.
 
◇ 마곡지구 인접지역 전셋값 변동률 현황 (자료=부동산114)
 
실제로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수명산파크 4단지 전세 시세는 융자없는 전용 60㎡ 기준 2억1000만원으로 한달 만에 최고 3000만원 내렸다. 5단지 역시 같은 기간 2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시세가 조정됐다. 4억원 이상 줘야 전세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양천구 목동 롯데캐슬위너 전용 84㎡는 현재 융자없는 물건이 3억8000만원대로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름철이 부동산 시장 비수기인데다 대규모 입주가 몰리며 시세보다 꽤 저렴한 물건이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입주시기가 지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역시 이같은 역전세난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 보고 있다. 앞으로 기업 입주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기반시설도 차차 갖춰져 나간다면 자족형 개발지구로서 미래가치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마곡지구는 내년부터 LG(003550), 코오롱(002020), 롯데와 같은 대기업을 비롯한 100여 개의 기업체가 입주할 예정이고, 이에 따른 상주인구만 16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이 개통해 여의도와 강남으로의 출퇴근이 순조로워지고 여의도 공원의 두 배 크기인 보타닉 공원도 조성돼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지금은 단기간 입주가 몰리며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 마곡지구가 완성돼 가는 과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년 뒤 재계약 시 전세금 상승 여파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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