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민영화 강행..전면전 불가피
2014-07-25 15:41:29 2014-07-25 15:46:45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의 의·정 합의를 중단하고,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물음에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은 환자와 종사자의 편의 증진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의료영리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실상 지난달 11일 입법예고한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 및 사업범위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절차를 법 개정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야당이 이에 반발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이달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야당은 정부가 시행규칙 고시를 강행하면 의료영리화 관련된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앞서 22일 새정치민주연합과 4개 보건의료단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등은 공동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료영리화 정책의 중단과 의료영리화 방지법안의 통과,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대국민 공동약속을 선언했다.
 
특히 이들이 의료민영화의 전초 단계로 규정한 원격의료를 복지부가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의료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의협은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복지부의 설명을 듣기 위해 의료계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설명회를 요청했지만,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설명회는 전국의사총연합, 대한평의사회 등 내부 반발로 전격 취소됐다.
 
복지부는 의협에 24일까지 원격의료에 대한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의협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의협은 복지부로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 관련 Q&A 자료를 제공받아 회원들의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큰 만큼 복지부와의 시범사업 시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추무진 의협 회장도 22일 공동 간담회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으로 영리화가 추진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법인에 제한이 너무 많아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규제 개선에 돌입하게 됐다"며 "의료공공성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서비스 제고를 위해 부대사업을 확대하고, 자회사 설립에 외부 자본을 투자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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