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들, 러시아 제재로 피해 볼까 '안절부절'
스포츠용품·에너지·기술 등 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
2014-08-01 11:27:16 2014-08-01 11:31:3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 기업들이 러시아 산업을 옥죄려고 마련된 각종 경제 제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디다스, 지멘스, BP 등 유럽의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서방의 추가제재로 수익이 감소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러시아의 금융, 기계, 무기, 에너지 산업 등을 제재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에 진출했거나, 교역 중인 유럽 기업에 적지 않은 손해가 발생할 것이란 점에서다.
 
독일의 스포츠 제조업체인 아디다스는 북미 골프용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경제 환경이 악화돼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아디다스를 비롯한 독일 기업들이 핵심 시장으로 꼽는 국가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광범위한 산업 제재에 들어가 현지에서 아디다스 점포를 운영하기 어렵게 됐다.
 
아디다스는 러시아 영업 확대 계획을 축소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소식이 나간 이후 아디다스는 독일의 DAX 증시에서 이날 하루 동안 15%가 넘게 곤두박질쳤다.
 
◇7월 아디다스 주가 추이 (자료=CNBC)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 테크닙도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몇 가지의 영업이익 마진을 하향 조정했고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 지멘스는 가즈프롬 같은 러시아 국영기업에 제품을 수출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석유 기업 로스네프티의 지분 20%를 보유한 영국의 석유회사는 올 해 순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였다.
 
러시아 제재 여파는 주류업체와 항공사에도 미쳤다.
 
벨기에에 기반을 둔 맥주 회사 앤호이저-부시 인베브도 지난 2분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맥주 판매가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 우크라이나의 맥주 판매량은 20%가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 루프트한자 관계자는 2분기 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행 운항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털어놨다.
 
조 카이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진 사태로 지정학적 불안이 커졌다"며 "이런 사태는 유럽의 하반기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러시아 제재가 더 강화된다면 확실히 독일경제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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