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쉬렉(왼쪽), 김준희 2014년 8월3일 NC-SK전 주심. (사진=SBS스포츠 방송 중계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심판에게 욕설로 항의한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9)에게 제재금 200만 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처분이 내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찰리에 대한 징계 수위를 이같이 결정했다.
찰리는 전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1회말 주심의 볼 판정과 관련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
◇상벌위가 찰리에게 적용한 조항은 '벌칙내규 7항'
상벌위는 찰리에게 벌칙내규 제7항을 적용했다.
KBO의 벌칙내규 7항은 감독, 코치, 선수가 심판 판정에 불복하거나 폭행, 폭언, 빈볼, 기타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을 경우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200만 원 이하, 출장정지 30경기 이하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많은 야구팬들은 징계 내용이 발표된 직후 "영어는 물론 한국어를 섞어 강력한 욕설을 하는 상스러운 항의 장면이 잡혔는데 상벌위의 징계가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보였다.
하지만 KBO는 징계에 대해 "출장 정지보다 유소년 봉사활동이 오히려 선수에게 힘든 일"이라는 반응이다.
KBO 관계자는 "찰리는 (매일 나오는 주전 타자나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라 출장정지 징계는 실질적으로는 의미가 없다"면서 "그렇다고 과거 전례를 살필 때 징계 수위를 더욱 높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KBO의 징계는 찰리의 팀내 보직과 전례로서 결정됐다. 과거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징계는 이용찬(두산·2014년·금지약물 복용 및 신고 규정위반), 펠릭스 호세(전 롯데·1999년·방망이 관중석 투척) 등 극히 일부만이 받은 바 있다.
찰리에게 부과된 유소년 봉사 활동은 내년 1월30일 전에 마쳐야 한다. 내년 시즌 선수 등록 시점이 2월1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찰리가 KBO에 징계에 따른 봉사활동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2015시즌에 찰리는 선수등록이 불가능하다.
한편 NC 구단 측도 자체 징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NC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통화에서 "KBO의 징계와 별도로 구단 자체의 징계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단이 별도 징계할 경우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 교체 지연' 김경문 감독에 경고
KBO는 찰리가 퇴장당한 뒤 투수교체 과정에 14분 이상 경기를 지연시킨 김경문 NC 감독에게도 엄중 경고했다.
찰리의 퇴장 조치가 갑작스러게 발표된 이후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NC 벤치는 바쁘게 움직였지만 다음 투수는 나올 기약도 없이 시간만 계속 흘렀다.
결국 선택된 투수는 지난 7월30일 마산 KIA전에 선발등판한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불펜에서 대기하던 투수가 아니라 벤치에서 이날의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였다. 이재학은 외야 불펜으로 뛰어가 등판 준비를 하고 황급히 마운드에 올라섰다.
하지만 시간은 꽤 적잖게 흘러갔고 이 과정에서 이만수 SK 감독이 경기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심판에게 강력 어필하기도 했다.
투수 퇴장은 해당 투수의 징계 의미가 주된 목적이지만 갑작스러운 교체 조치로 인한 팀의 불이익을 통한 징계에도 뜻이 있다. 그런데 NC는 통상적인 프로야구 투수교체 제한 시간인 '2분45초'를 훌쩍 넘기면서 논란의 도마위에 서게 됐다.
KBO가 김 감독에 대해 따로 경고를 한 이유다. KBO는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벌칙내규에 의거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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