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유통 채널의 대형·다변화 추세가 강화하고 있다. 동네 '구멍가게'를 찾아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최근에는 모바일쇼핑 시장에서도 '양극화'의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유통업계 내 이같은 '대마'의 등장이 문제 시 되는 이유는 이들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거래 행위 때문이다.
불공정 '하도급'거래는 건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본사와 총판을 거친 3~4차 벤더인 판매 대리점주에 대한 '갑질' 문제는 여전하다.
가맹사업법과 같은 별도의 법률로 보호를 받는 가맹점주들과 달리 대리점주들은관련 법 미비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공정거래법상으로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
가맹사업법은 외환위기 이후 퇴직금을 들고 치킨집 등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산을 날린 사람들이 급증하자 가맹사업법이 제정됐다.
반면 대리점사업법은 없다. 공정거래법상 금지하고 있는 '거래상 지위남용' 규정이나 '계속적 재판매거래' 관련 고시 등이 적용될 뿐이다.
오해하기는 쉽지만 대리점과 가맹점은 현행법상 엄연히 다른 성격의 사업체로 규정되기 때문.
공정위 관계자는 "직원 교육과 통제 등의 수위가 일반적으로 본부-가맹점 간 관계에서 훨씬 더 높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가맹점과 본부는 독립된 사업자 관계지만, 대리점은 아니다"면서 "원칙적으로 물품에 하자가 있으면 대리점주는 위탁 판매하기로 한 제품을 본사에 되돌려보낼 수 있지만 가맹점주는 자신이 책임을 지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원칙'이 현실적으로 늘 지켜지는 것은 아니어서 대리점 역시 별도의 법률을 통해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한 '남양유업 사태' 이후 당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른바 '남양유업방지법'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보복금지' 조항을 추가하는 것으로 해당 법률의 입법을 대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리점 본사의 갑질은 개정 공정거래법을 적용해서도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며 "대리점 보호를 별도로 다루는 법 개정이나 과 신설은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때문에 유통 분야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은 계약을 체결하려는 업태가 대리점인지 가맹점인지를 제대로 숙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간 거리제한 등 가맹점주 보호 규제가 최근들어 후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리점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
더구나 가맹점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현행법상 대리점인 곳도 많다. 화장품 유통업계가 대표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점이 많은 대표적 업태는 편의점, 제과점, 카페 등이지만 화장품 유통업체 가운데서도 대리점이 아니라 가맹점인 곳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