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4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뒤 증권사들은 은행업종을 수혜주로 꼽았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시행된 LTV·DTI 규제 완화가 큰 혼선을 초래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5일 증권업 관계자는 "LTV·DTI 규제 완화 첫날 상당히 많은 고객들이 은행에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규제 완화에 따라 은행의 신규 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혼란이 크게 일어난 만큼 효과 여부에 대해선 길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규 대출 문의보다 갈아타기에 대한 것이 더 늘어난 것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부터 지역·업권에 상관없이 LTV 70%, DTI 60%로 단일화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됐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가 은행 대출 증가로 이어져 은행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금융권 금리가 80bp 이상 낮다"며 "LTV 제한에 걸려 2금융권과 혼합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대환 수요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석규
교보증권(030610) 연구원 역시 "최근 1주일동안 은행주는 8.9% 상승하면서 코스피를 6.3% 포인트 상회하면서 그야말로 급등했다"며 급등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등 경제 정책을 꼽았다.
하지만 LTV·DTI 규제 완화책은 시행 첫날부터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전 은행이 LTV를 70%로 적용한다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일선 창구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고객들은 전국 모든 은행들이 LTV 70%를 적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은행에 문의를 했지만 70%가 LTV 최고 한도를 의미해 실제 대출 한도는 은행별로 다르게 적용됐다.
변화되는 정책 내용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데다 은행에서조차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증권업 관계자는 "정책이 처음 시행되면 초기에 가장 두드러진 효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까지는 기대감 보다는 실망감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정책 효과에 대해 언급하기엔 이르고 휴가철이 지난 후 부동산 매매·대출 동향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주의 배당확대 정책과 실적 개선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은행업종의 최근 주가 상승은 배당 정책과 가장 밀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은행의 경우 배당성향이 일정 수준에 묶여 있지만 경제팀이 고배당 성향을 나타냄에 따라 배당 성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자 이익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우려를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시행 첫날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본점 대출창구를 찾은 고객이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시중 은행을 찾은 대출 관련 고객들은 주택거래를 위한 상품보다는 대환(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기)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