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통)SM5, 디젤로 재탄생..연비 '끝판왕'
2014-08-08 17:51:44 2014-08-08 17:55:58
[뉴스토마토 김영택·이충희기자] 올해 국내 디젤 세단 출시의 완결편을 장식할 연비 끝판왕이 나타났다. 과거와 현재 르노삼성자동차의 흥망성쇠와 흐름을 함께 했던 대표 세단 SM5 디젤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검증된 르노의 디젤 엔진은 리터당 16.5km라는 어마어마한 연비를 자랑하며 짠돌이들의 지갑을 차례차례 열어 제끼고 있다. SM5D의 출시 효과에 힘입어 지난 7월 르노삼성 SM5 전체 라인업의 판매량은 올 들어 가장 많은 2609대를 기록했다. 이는 SM5D가 출시되기 전인 6월보다 무려 63.9% 급증한 수치다.
 
올 상반기부터 QM 형제의 선전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르노삼성이 과거 주력 모델이었던 SM 시리즈의 부활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SM5D의 기세가 더욱 무서운 것은 실제 이 차를 운전하고 있는 운전자들로부터 고(高)연비에 대한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출시된 뒤 약 한 달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벌써 3500대에 이르를 정도로 시장의 주목도는 SM5D에 집중했다. 폭발적인 SM5D의 인기는 타당한 것일까, 카통팀이 진실을 파헤쳐 봤다.
 
◇르노삼성 SM5D.(사진=르노삼성자동차)
 
◇QM3에 이어 SM5D까지..연비 '끝판왕'
연비 : ★★★★★+
 
르노삼성이 SM5D를 론칭하면서 내세운 마케팅 키워드는 'Drive More'. 공개된 연비는 고속도로 18.7km/l, 도심 15.1km/l, 복합 16.5km/l에 이른다.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국산 세단 차종 중 단연 최고 기록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SM5D의 높은 연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만큼, 이번 연비 실험을 최대한 객관적인 잣대를 적용해서 진행했다. 높은 출력과 속도에는 강점이 없는 출퇴근형 세단이라는 것을 감안해, 이틀 동안 서울 시내 도로와 강변북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주행했다.
 
간간히 동승자를 태웠지만 거의 대부분 운전자 한 명만 탑승했고, 트렁크와 뒷좌석에는 아무것도 싣지 않았다. 에어콘은 온도를 최대한 낮춰 최대 출력량의 4분의 1수준으로 맞췄다.
 
연비 실험을 하며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운행거리는 총 156.8km, 연비는 15.2km/l였다. 운행거리를 달릴 동안 기록된 평균속도가 26.6km/h에 지나지 않았고, 에어콘을 계속해서 가동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연비다.
 
이 기간 소요된 연료량도 단 10.2L에 불과해 한국석유공사의 8일 기준 경유가격인 리터당 1650원을 적용할 시 1만6830원이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은 SM5D를 5년간 10만km 주행했을 경우 유류비가 1015만원 소비되고, 같은 거리를 LF쏘나타(가솔린)로 주행했을 경우 1541만원, 말리부 디젤로 주행했을 경우 1259만원이 소비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만 이틀동안 시내 주행한 뒤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각종 수치.(사진=뉴스토마토)
 
◇주행성능에 대한 아쉬움, 연비 하나만으로 충분 
주행성능 : ★★★☆☆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점은 엔진의 다운사이징, 그리고 연비에 맞춰졌다. 중형세단에 1.5리터급 중소형 엔진을 탑재해 최고의 연비를 구현했지만 타사의 디젤 세단이나 SM5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는 대체적으로 주행 성능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전 세계 르노와 닛산 등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탑재돼며 검증을 끝낸 1.5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조화를 이뤄냈다는 점은 경쟁 모델 대비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대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4.5kg.m에 불과하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약점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사람들이 숫자에 현혹되곤 한다"며 한국의 도로 사정상 결코 낮은 출력량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운전 좀 해본 성인 남성들의 과속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카통팀이 제로백(0km/h→100km/h) 실험을 해보니 약 14~15초가 나왔는데, 특히 가속도가 붙기 전까지는 엔진에 상당히 무리가 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RPM 바늘이 치솟고 엔진에서 굉음이 들렸지만 속도계는 쉽게 올라가지 않았다.
 
다만 브레이크 성능은 합격점이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뒤 느껴지는 반응속도가 상당히 빨랐고,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차체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멈춰섰다. 일반적인 디젤 차종에 비해서도 소음은 확실히 작았다.
 
◇1.5dCi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 미션이 조화를 이룬다.(사진=뉴스토마토)
 
◇무난한 편의사양, 대중차의 표본
편의사양·안정성 : ★★★☆☆
 
르노삼성이 SM5D의 경쟁모델이라고 내세우며 유류비를 비교한 LF쏘나타, 말리부 디젤과 비교하면 편의사양 부문에서는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최신 자동차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크루즈 컨트롤(일정속도 제어 후 자동주행), 주행모드 시스템(노멀, 에코, 스포트 등), 추돌 경보시스템 등 대부분의 기능이 빠져있다.
 
안전사양 또한 경쟁 모델 대비 크게 장점으로 내세울 수 없어 보이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스마트 에어백시스템(듀얼 스테이지 운전석/동승석 에어백)과 사이드·커튼 에어백이 기본 장착됐고, 차체자세 제어장치(ESC)가 탑재돼 안정적인 주행환경 조성을 돕는다. 전자식 파킹브레이크(E-PKB)와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Hi-line TPMS)은 사전 사고 위험성을 감소시킨다.
 
◇편의사양이 대부분 빠져있어 보통 중형 자동차의 운전대에 탑재돼 있는 다양한 기능 단추들이 없다. (사진=뉴스토마토)
 
◇스포티한 디자인 연출..실내 '플라스틱' 재질 실망감
디자인 : ★★☆☆☆
 
디자인의 경우 개인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M5D의 외관은 지난 2010년 출시한 3세대 SM5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렇다 할 특징이나 강렬한 맛이 없고, 오히려 밋밋한 느낌마저 줬다. 대체적인 첫 인상을 결정짓는 차량 앞부분의 그릴도 호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외관 디자인보다 더 매력도가 떨진 곳은 내부다. 차량 개발자들이 인테리어에 너무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 정도로 타사 세단에 비해 신경 쓴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마감재는 대부분 값싸 보이는 플라스틱 재질이고 외관과 마찬가지로 무난하면서도 특징이 없다.
 
계기판 내 트립컴퓨터는 갓 디지털 시대로 넘어왔을 때 목격했던 전자시계 같이 단조로운 모습이었고, 내비게이션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대쉬보드는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디자인에 점점 더 많은 공을 쏟고 있지만, 르노삼성의 디자인 정책은 3세대 SM5부터 제자리에 멈춰서 있는 듯 하다. 3세대 SM5부터 판매량에 재미를 못본 르노삼성의 부침이 시작된 이유도 이 지점과 맥락이 닿아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외관 디자인은 큰 특징이 없다.(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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