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S&P500지수가 마침내 장 중 2000선을 돌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기업들의 잇따른 인수합병(M&A) 소식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S&P500 16년 만에 장중 2000선 돌파..드라기 효과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장중 2001.95까지 상승했다. 비록 종가는 1997.92에서 마감이 됐지만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지난 1998년 2월2일 지수가 1000을 넘어선 후로 16년6개월 만이다.
1871년 이후 S&P500지수는 1000선까지 도달하는 데 무려 127년이 걸렸다. 그러나 1000선에서 2000선을 돌파하는 데는 16년이 걸린 것이다.
특히 지난 2009년 3월9일 지수가 금융위기의 여파로 676.53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5년 만에 3배 넘게 껑충 오른 것이기도 하다.
◇최근 6개월 S&P500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ECB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들의 M&A 소식이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2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경제 컨퍼런스인 잭슨홀미팅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부양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연설을 통해 드라기 총재는 "ECB 위원들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추가 부양책이라도 펼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떨어진다면 비전통적인 부양책 조치 또한 펼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르코 발리 유니크레디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처음으로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을 인정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 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은 이번 9월 정례 회의 때 드라기 총재가 추가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M&A 소식 역시 호재였다.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도 미국 바이오기업 인터뮨을 8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을 뿐 아니라 미국 유명 외식업체 버거킹이 캐나다의 커피 체인점 ‘팀 홀튼’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M&A가 이어지면서 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것이 증시에도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승 모멘텀 충분..2000선은 지지선 될 것"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충분하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지수가 2000선을 넘은 만큼 향후 상승 탄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JJ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전략가는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시장에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이는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벨 셰퍼스 투자리서치의 수석애널리스트 역시 "S&P500이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심리적 뿐 아니라 금융적인 수치로도 매우 의미가 있다"며 "지난달부터 시작됐던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까지 두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고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내년 초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점들이 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잭 애이블린 BMO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 유동성과 펀더멘탈이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2000선이 돌파된 만큼 이것이 중요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우세하다.
맥닐 커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글로벌 이사는 "강력한 저항선이 뚫린 후에는 이는 지지선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 지수는 2020~2035까지 오를 수 있고 이것이 연말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낙관론과 함께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거래가 부진했기 때문에 2000선을 지켜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아트 카신 UBS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2000선 돌파는 기술적 상승보다는 심리적인 돌파로 잠깐 넘어선 것에 불과하다"며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수를 지켜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짐 폴슨 웰스캐피탈매니지먼트 전략가 역시 "2000선을 넘어선 것은 고무적이지만, 거래량이 적었던 만큼 추가로 2050까지 올라간다 해도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의 국채 금리가 주가와는 반대 흐름을 이어가는 것 역시 경계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0.02%포인트 내린 2.38%에 거래를 마감했다.
애드리언 밀러 GMP증권 이사는 "채권 시장이 주식 시장보다 보다 정확히 경제에 대해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는 최근 국채금리가 하락 흐름을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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