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회계법인의 지난해 감사 부문 매출이 금융당국의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무가 늘어난 반면 보수는 하락해 감사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이 134개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2013 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계감사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248억원) 늘었다. 감사대상 회사 수가 개별 기준 5.3%, 연결 기준 9.2%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적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 부문 매출이 감사 대상 법인 수의 증가로 늘었지만 회사 증가율에는 미달했다"고 평가했다.
1인당 평균 감사보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감사보수는 지난 2011년 3억3200만원, 2012년 3억3000만원, 지난해 3억2300만원으로 감소 중이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의 도입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사 수가 증가해 업무 부담이 늘었지만 보수는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충분한 감사 인력이 부족하고 시간 투입에도 제약이 있다"며 "감사 업무의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회계법인 전체 매출은 2조1425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 대비 6.5%(1303억원)증가했다. 3년간 업무별 매출액 비중을 보면, 회계감사 부문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세무와 컨설팅 부문은 확대되고 있다.
회계감사 비중은 지난 2012년 3월말 38.1%에서 2013년 36.1%, 35.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무·컨설팅 부문의 비중은 61.9%에서 63.9%, 64.9%로 점차 늘어났다.
금융위에 등록된 회계법인은 134개사로 직전 연도 대비 7개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인회계사 수는 5.8% 늘어난 1만686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회계법인이나 감사반이 아닌 일반기업, 금융권, 학계로 진출하는 회계사 수는 2012년 3월말 35.4%에서 지난해 36.5%, 올해 37.5%로 증가 중인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분야로 나가는 회계사 비중이 늘고 있다는 건 회계감사업계의 업황이 정체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긍정적으로 보면 기업의 재무와 공시 역량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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