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IoT로 장어양식..ICT노믹스 '한 발짝 더'
스마트 양식장, 스마트폰·PC로 수온·산소량 등 실시간 확인
2014-08-31 13:32:44 2014-08-31 13:36:52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SK텔레콤(017670)이 ICT와 전통산업을 융합한 '스마트 양식장' 구현에 나서며 ICT노믹스를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갔다.
 
SK텔레콤은 (주)비디와 함께 최근 전라북도 고창군 소재 장어 양식장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고 3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민물장어 양식장의 수조관리 방식을 최신 무선센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IoT 기술로 개선하고, 스마트폰 등을 통해 수조를 실시간 및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양식장'을 구현한다.
 
특히 민물장어 양식은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일반 어류에 비해 환경에 민감하고 폐사율도 높아 양식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전북 고창군에 소재한 IoT 기반 스마트 장어 양식장(사진=김미연 기자)
 
현재 대부분의 민물장어 양식장이 사용하고 있는 순환방식은 여과조를 통해 물을 지속적으로 정화 처리하는 방식으로서, 높은 생산성과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고 수조 관리에도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모된다.
 
통상 양식장마다 직경 6m에 달하는 수조를 약 20~60개 관리하는데, 치어는 약 2시간, 성어는 약 6시간 간격으로 수조별 수온, 용존산소량, pH(수소이온농도지수) 등을 점검해야 한다.
 
이에 상시 인원을 배치하고 수작업으로 일일이 점검하지만 이렇게 관리해도 온수공급기, 산소공급장치 등의 장비 오작동으로 장어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준호 사장은 "온도센서 차단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수조 온도가 100℃까지 올라가 고기가 삶아져버린 적도 있고, 산소 공급이 중단돼 집단 폐사한 경우도 있다"며 "자주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한 번 발생하면 1억원 이상의 피해가 나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은 각 수조별 수온과 산소량, 수질을 측정하는 ▲센서, 센서 수치 확인을 위한 ▲수질계측기, 수조별 데이터를 모아 LTE 기반으로 IoT 플랫폼에 전송하는 ▲게이트웨이, 데이터들을 통합 관리하는 ▲수조관리서버로 구성된다.
 
특히 게이트웨이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SUN(Smart Utility Network)은 SK텔레콤이 상용 적용을 선도하고 있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로, 기존 지그비(ZigBee) 대비 간섭현상이 낮고 1km에 달하는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해 IoT 등에 최적화된 센서 네트워크용 통신기술로 알려져 있다.
 
수조관리서버가 분석한 데이터는 관리자의 스마트폰과 PC 등으로 전송되며, 한밤중에라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경보를 울려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정 사장의 사무실 안 PC 모니터에는 각 수조의 온도와 산소량 등이 표시된 화면이 실시간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수조 상태가 정상일 때는 파란색이지만 이상이 생길 경우 붉은 색 등으로 바뀌며 경보가 울려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정 사장은 "가장 중요한 건 고기가 안 죽는다는 것"이라며 "밖에 나가 있을 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 비용이 꽤 들지만 한 번의 사고로 입는 손해가 막대한 만큼 이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훨씬 낫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기계도 운영비는 꾸준히 들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최근 전라북도 고창군 소재 장어 양식장에 사물인터넷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사진=SK텔레콤)
 
스마트 양식장 사업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 T오픈랩에서 주최한 'IoT 사업 공모전'에서 (주)비디가 제안한 'IoT 기반 양식장 관리시스템' 아이디어가 1위로 선정되며 올해 3월부터 공동 추진돼왔다. ICT전문기업인 비디는 최근 수산물 관리시스템 등 IT 기반 유통시스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후 스마트 양식장 사업은 올해 7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돼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자금지원도 받아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과 비디는 센서 고도화 및 감시화 기능 보강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차로 전국 약 450여개의 장어 양식장에 시스템을 공급한 후 다양한 어종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측은 "앞으로 일본과 중국, 대만 등 해외 시장으로의 글로벌패키지 수출도 연구하고 있다"며 "스마트 양식장을 구현하는 대부분의 기술은 향후 농업과 축산업 등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성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사물인터넷 등 ICT 기술이 전통산업과 만나면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ICT노믹스 구현을 위해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국가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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