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가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공개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1개 에너지 공기업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자료를 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가스공사(036460) 등 일부 에너지 공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완주 의원은 "국제신용평가사는 공기업의 부채와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해 독자신용등급을 먼저 정하고 정부의 재정지원능력이 반영된 종합신용등급을 결정한다"며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이 독자신용등급 하락과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측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41개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기준으로 172조원 규모인데 이는 국내 공공기관 총부채의 32.9%에 달한다. 특히 2009년과 비교해 국내 공기업 부채가 4년간 54.6% 오를 때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부채는 88.3% 급증했다.
박 의원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부채의 대부분은 에너지 공기업의 몫"이라며 "이는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산하 공기업 등에서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고 전력요금 안정과 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해
한국전력(015760)과 발전사회의 부채도 급증했다"고 말했다.
부채 급증으로 대외 신용도가 떨어진 에너지 공기업 중 광물자원공사는 2010년 무디스로부터 A1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B3등급을 받아 4년 동안 신용등급이 11계단이나 추락했다.
같은 기간 무디스에서 A1등급을 받았던 한국석유공사도 Ba2 등급으로 7계단 주저앉았으며, 가스공사는 S&P에서 BBB+등급을 받았지만 BB+등급으로 11단계 떨어졌다.
이는 한전과 한전이 발전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예외가 아니어서 모두 최근 4년~5년 사이 신용등급이 서너계단씩 내려갔다.
이처럼 MB정부에서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이 여파로 공기업에 막대한 부채가 쌓이고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한 재정상태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완주 의원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해 11월에 공기업 부채를 국가신용등급이 위험요소로 지적했었다"며 "무디스와 S&P 등은 2012년에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하면서 공기업 부채가 정부의 우발채무로 전이될 가능성을 지적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공기업 부채는 주무부처의 정책사업 비용 조달 등에 의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공기업 부채 증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해당 부처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된 부실 해외자원개발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 광구(사진=한국석유공사)
◇하베스트 광구 인수로 석유공사 부채는 2008년 5조원에서 2012년에는 19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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