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연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최대 8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단 4곳에 불과했던 것을 비교해 두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 기술평가 상장특례 심사기준이 대폭 완화된 점도 향후 특례상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기술성장기업으로 예심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안트로젠, 알테오젠, 펩트론 3곳이다. 이들은 6주간에 걸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후 이달 1일부터 5일에 걸쳐 상장예심청구서를 접수했다.
중견 항공기 부품회사인 아스트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현재 예심청구 접수를 준비중이다. 기술특례상장 준비기업으로는 현재 유일하게 비(非)바이오업체다.
이밖에도 아이진, 코아스템, 제노포커스, 애니젠 등의 기업이 현재 기술성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이 기술성 평가와 예심 청구를 모두 통과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8곳에 이르는 특례상장기업이 올해 증시 문턱을 밟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하반기에 예심청구하는 기업이 몰리고 있고, 물밑에서 상장의지를 타진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타나며 특례상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9년만에 대폭 손질된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도 한몫했다. 거래소는 올해 6월부터 자기자본 요건을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이고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도 현행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기존 55개의 질적심사 항목도 25개로 대폭 축소하고 경영투명성 중심의 심사로 전환했다.
특히 외부 기술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에 대해서 15억원의 자기자본 조건과 자본잠식 요건을 아예 면제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도 다소 높았던 재무평가기준이나 시장성 평가부문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을 시도하지 못하거나 실패했던 기업들에게는 진입장벽이 한층 낮아진 셈이다.
최재웅 거래소 코스닥본부 상장심사팀장은 "심사기준을 완화하고 문턱을 낮춤으로써 기업들의 입성 의지가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특히 바이오 쪽에서 적극적으로 시장 접근을 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규제완화 가운데 기술성 평가기관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거래소는 기술성을 심사하는 평가기관을 9곳에서 22곳으로 늘렸다. 문턱은 낮추되 심사의 질은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풀(Pool)이 넓어졌으니 상대적으로 심사에 대한 기업과의 소통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특례상장기업이 각기 다른 독자적 기술성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만큼 평가기관이 많아질수록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기술성 평가 통과를 위해서는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 기관 두 곳으로 부터 각각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전문평가기관 선정은 업종이나 기업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해진다.
김성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 입장에서도 더 많은 평가기관을 통해 크로스체크를 강화하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백그라운드가 세분화되고 다양한 바이오기업이 주대상인 만큼 심사의견을 합치하기 힘들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평가항목과 관련해서는 항목별로 대분류, 중분류로 세분화해 최대한 자세하고 일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사전에 기업의 실사작업을 꼼꼼 히 진행하고 기술성 평가기관의 전문가들을 수시로 모아 설명회를 하는 등 심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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